삼성전자가 내부 이메일을 공개하면서 삼성과 애플의 유사성은 경쟁을 통해 이뤄진 벤치마킹의 결과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삼성의 임원이 직원에게 보낸 이 이메일에는 "아이폰을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으로부터 지혜를 배워라"고 적혀있었다.
씨넷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서 열린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 재판에서 이성식 삼성전자 디자인팀 상무가 내부 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이 이메일은 2010년 3월2일 이성식 상무가 내부 디자이너들에게 보낸 것으로 디자이너들은 애플의 아이폰으로부터 '수업'을 배워야 하지만 동일한 것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메일에서 이 상무는 "리스모어에서 열린 비평 회의에서 최 부회장은 삼성이 사용자환경(UX)에서 과거세대의 사고방식을 적용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강하게 지적했다"고 말했다.
또 "물론 애플이 했다고 해서 우리가 그것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과는 다른 뜻"이라며 "최 부회장은 논리적인 이유보다는 사용자 편의성을 기반으로 판단을 내려야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삼성이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각각의 기능을 아이폰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제품이 무엇인가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모든 좋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삼성이 가야할 길은 아니며 우리는 아이폰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모두가 이것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현재 넘어야할 큰 장애물 앞에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아이폰이 휴대폰 산업에서 무엇을 했는지 초점을 맞추라고 주문했다.
그는 "나는 아이폰과 동일한 제품을 만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으로부터 지혜를 배우라고 하는 것"이라며 "아이폰에 의해 만들어진 휴대폰 산업의 표준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씨넷은 삼성이 이메일을 통해 삼성의 제품과 애플의 제품의 유사성이 '벤치마킹'의 결과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경쟁자로부터 장점을 배우려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6일에도 애플측의 증거자료로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사장)이 보낸 이메일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이메일에는 "아이폰을 접한 외부 인사들이 삼성이 졸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애플과의 디자인이 하늘과 땅 차이"라며 아이폰을 배워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