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여겨지던 정동영 상임고문은 9일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고문은 이날 오전 서울 대한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추구해왔던 가치와 정책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저를 바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3년 간 진보적 민주당의 노선을 만들어내고 실천하는데 온 힘을 다했다. 이 노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해야 한다"며 "이것이 지금 제게 내려진 역사적 사명이며 새로운 길의 완성"이라고 밝혔다.
정 고문은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한 발 뒤에서 정권교체에 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후보들은 더 치열하게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가치와 정책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당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대선 후보들의 화합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짤 것"이라고 밝혔다.
정 고문의 대선 불출마 선언이 끝나자 함께 자리한 유명인사들의 위로사가 이어졌다. 이들은 정 고문이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약자의 현장'을 찾으며 민주당의 진보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 3년 동안 정동영은 거리의 대통령이자 깃발이었다"며 민주당이 이같은 현장행보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도 "정 고문은 쌍용자동차 사태, 제주 강정마을, 한진중공업 사태, 용산참사 등 대중의 고통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며 "그가 이번에 불출마 선언을 하게 된 것은 무척 가슴 아프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정동영'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에 동참해줄 것을 간절한 마음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 서해성 작가 등이 정 고문의 대선 불출마에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