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5기 취임 2년을 앞둔 염태영 수원시장이 생각지 못한 암초를 만나고 있다.
취임 초부터 의지를 갖고 추진해온 행정구역 복원(통합)과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등 역점 시책이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21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염태영 시장의 최대 공약인 수원권 통합이 지난 8일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에서 좌절됐다.
염 시장은 그 동안 수원·화성·오산 등 3개시 통합은 '과거 동일 생활문화권으로의 복원'이라고 강조하며 통합 당위성을 역설해왔다. 올 초에는 통합 대상인 화성·오산시장과 만나 상생협력위원회를 구성했으며 통합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한 공동연구 용역도 발주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결국 3개시 통합은 화성시와의 깊은 갈등만 드러낸 채 실패하고 말았다. 정부 주도의 통합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자체적인 통합의 노력을 계속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화성시 반대로 실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취임 이후 수원을 국내 대표 문화체육도시로 만들겠다며 추진한 야구단 유치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일 10구단 창단 유보를 결정하면서 쓴 입맛만 다시고 있다. KBO 결정에 시는 즉각 '유감'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며 반발했지만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특히 10구단 창단이 무산되면서 상당 부분 국·도비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수원야구장 리모델링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수원시의 10구단 창단을 위해 리모델링 사업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10구단 유치 불발로 지원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시는 모두 290억원(국비 30%도비·시비 각 35%)을 들여 현재 1만4465석인 수원야구장 관람석을 2만5000석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이같은 이유 등으로 당초 10월 착공 예정이었던 리모델링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올 초에는 권선구 선거구 분구를 추진했으나 되려 권선구 서둔동이 팔달구 선거구에 편입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에도 시는 성명을 발표하고 헌법소원까지 내며 반발했지만 뒷북이란 지적이 많았다.
여기에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의 구청장 직급을 상향 조정하는 대도시 특례도 추진했지만 행정안전부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원 화성 복원을 위해 116년 역사의 신풍초등학교 이전을 충분한 공감대 없이 추진하면서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수원시 한 관계자는 "의지를 갖고 추진해온 시책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잇따라 무산되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되고 있다"며 "그러나 수원시 미래를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