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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운다…박보영, 기립박수감 '오열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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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운다…박보영, 기립박수감 '오열의 미학'
  • 박영주 기자
  • 승인 2012.06.05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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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보영(22)은 8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과속스캔들'(2008)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단 한편의 영화로 '국민여동생' 자리를 노렸고 CF로 상한가를 쳤다. 하지만 소속사와의 분쟁, 지연된 영화개봉 등으로 4년이나 원치 않은 공백기를 가졌다.

적절한 때를 기다리며 오랜 시간 내공을 쌓으면서 1년 전 강별(22), 주원(25)과 함께 촬영을 마친 공포영화 '미확인 동영상'(감독 김태경)으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스트레스와 불안에 시달렸을 박보영은 "쉬는 동안 많은 일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지금은 관객들 앞에 오랜만에 서는 만큼 걱정 반, 설렘 반"이라며 한 뼘 더 성장했다.

오랜만의 컴백카드는 일종의 '모험'이다. '과속스캔들'의 이미지를 잇고자 귀엽고 발랄한 역을 택하리라는 것은 지레짐작이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 공백기가 길었기 때문에 전작과 같은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하나 싶었다. 하지만 앞으로 연기할 시간이 길고 이왕이면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나중에 공포 영화를 하면 연기 변신이 더 세게 따라 붙을 것 같기도 했다. 아직은 어리고 공백기가 길다 보니 처음부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탄탄히 나가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입체적으로 변하는 캐릭터 '정미'도 동갑내기 친구 강별에게 양보했다. 대신, 저주받은 영상에 홀린 동생 '정미'를 위해 죽음과 맞서는 차분한 '세희'를 연기했다.

"4년 만의 컴백, 입체적인 '정미' 캐릭터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 사실 감독에게 '동생 역할을 연기하면 안 되요?'라고 묻기도 했다. 배우로서 욕심나는 장면이 많았다"는 고백이다. "하지만 주연으로 영화를 끌어나가는 법도 알고, 또 더 늦기 전에 주연으로서 시행착오도 겪어야 한다고 느꼈다. 내가 마냥 돋보이기보다는 내가 밑에서 다른 친구를 더 돋보이도록 하는 것도 충분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더 부담감을 가지고 연기했다"며 한 발 앞서갔다.

차곡차곡 쌓은 것을 단숨에 폭발시키는 승부수도 던졌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박수를 받고 있는 마지막 오열 신에 모든 감정을 쏟아부었다. "동생 '정미'와 남자친구 '준혁'(주원)을 붙잡고 목 놓아 우는 장면이다. 남자친구와 동생, 둘 중 어디에 감정을 더 쏟을 것이냐가 너무 힘들었다. 감정을 상중하로 나눠서 울어야했는데 동생이라 더 슬프고, 남자친구라 해서 덜 슬프지는 않을 것 같았다. 또 처음부터 '상'으로 울지 아니면 '하'부터 시작해 끌어올릴지에 대한 고민도 컸다. 모든 것을 토해낸 느낌"이라며 아직도 기진맥진한 상태다.

"감정의 폭을 조절한다는 게 슬픔의 강도를 나누는 것 같았다. 하지만 슬픈 일에 정도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너무나 고생스러워서 감독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그래도 이번 작품을 통해 감정적으로 센 연기보다 '세희'처럼 일상생활의 연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는 수확도 전했다.

공포 영화를 찍고 난 후유증은 없을까. "평소 일상생활에서 감정이입을 잘한다. 공포영화도 못 보는 편"이라면서 "세수할 때 눈을 감는 찰나의 순간도 싫고 머리를 감을 때 괴담이 생각나면 갑자기 욕실에서 뛰쳐나오기도 한다. 스릴러 장르를 보고 나면 침대 밑을 확인하고 방문 뒤에 누군가 숨어있을 것 같아 문도 세게 연다. '여고괴담'을 볼 때는 복도에 혼자 못 나갔을 정도"라며 웃었다.

"이번 영화를 찍고는 CCTV를 의식하게 됐다. 있어도 무섭고, 없어도 불안한 존재인 것 같다. 하나 알게 된 사실은 화장실에 갈 때 꼭 겉의 문까지 걸어야 한다더라. 안의 문만 잠그면 위로 넘어올 수도 있다고…"라고 진지하게, 오싹하게 조언하기도 했다.

내친김에 호러퀸 욕심은 안 생겼나? "전혀 없어요. 전혀. 호러퀸은 (강)별에게 양보할래요. 잠시 곁에 머물렀던 '국민여동생'도 굉장히 감사했어요. '국민'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고 문근영 선배에게 붙는 게 나에게도 붙나 싶었죠. 하지만 이제 이름 박보영으로 신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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