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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5주째 하락폭 확대…수도권 집값 끌어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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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5주째 하락폭 확대…수도권 집값 끌어내릴까
  • 김현아 기자
  • 승인 2018.11.2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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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집값 선도 vs 반짝효과 그칠 것
집값 하락세 여부 놓고 전문가 '갑론을박'
▲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추이. <뉴시스>

서울 집값을 선도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돌아서자 하락의 영향이 서울 등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25일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11월 셋쨋주(19일 기준)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5주 연속 하락했다.

강남3구 아파트값은 10월 넷째주(22일)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선 이래 강남(-0.02→-0.06→-0.07→-0.09→-0.12%), 송파(-0.04→-0.05→-0.10→-0.10→-0.11%), 서초(-0.02→-0.07→-0.07→-0.05→-0.08%) 등 모두 낙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앞서 강남3구의 수도권 집값 선도 효과는 지난 2006~2008년 서울 아파트값 급등락기에 확인된 바 있다. 강남3구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급등세가 주변으로 번지며 집값이 물결처럼 들고 일어났고 다시 이듬해 강남3구 아파트값이 꺾이자 마찬가지로 다른 지역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았다.

그동안 수행된 여러 연구에서도 강남3구 집값이 서울 등 수도권지역의 아파트값을 선도한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은행이 발간하는 금융경제연구에 지난 2008년 실린 논문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를 이용한 아파트 가격의 지역간 확산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민대 김현학 경제학과 교수 등은 "서울 동남지역의 아파트 가격 변화가 나머지 서울지역 및 수도권지역에 미치는 단기적 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논문에 따르면 2006~2008년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격 7만195건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서울 동남권 아파트값의 등락은 서울권 아파트값은 물론 경기 동북, 경기 서남 등 경기권에도 시차를 두고 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의 경우는 성립되지 않았다.

또 감정원 산하 KAB부동산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부동산시장 분석보고서에 실린 '서울 주택시장 국면전환과 권역별 전이효과' 역시 서울 동남권이 서울 집값을 선도한다고 봤다. 

이 보고서는 서울 주택시장의 가격변동을 2003년부터 올해 5월까지 15년간 분석한 결과 2010년 이후 동남권이 서울 주택시장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확고한 영향력을 갖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논문을 작성한 박진백 KAB부동산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서울 집값 상승기에도 동남권이 먼저 선도해서 움직이고 강북지역은 후행하는 등 '키 맞추기'를 나타냈다"면서 "보고서 발표 이후 대출규제, 세제 등 여러 변수들이 많이 생겼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분석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부동산시장 사이클로 보면 현재 서울은 상승세가 꺾여 하락세로 넘어가는 분위기고 수도권도 유사하게 가는 분위기"라며 "각 시장마다 사이클은 다르겠지만 동남권에서 하락국면이 지속된다면 낙폭과 기간은 차이가 있겠지만 수도권 집값 안정세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남3구 선도 효과가 과잉 해석이라는 주장도 있다. 강남3구 하락이 단기간내 심리적인 효과는 발휘할 수 있지만 수도권 전역의 집값을 끌어내리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4구 아파트값이 재건축 단지 위주로 빠지자 다른 지역도 영향을 받는 분위기"라면서도 "사실상 수요위축으로 거래량이 크게 둔화 된 것을 제외하면 본격적인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기도도 여전히 플러스 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강남4구의 집값 선도는 사실상 '반짝효과'에 불과하다"면서 "단지 '많이 오를수록 많이 떨어진다'는 평범한 경제 원리를 입증하는데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반대로 강남3구 집값 하락이 다른 서울지역이나 경기지역 집값의 상승효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투자 목적의 자금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일부지역에서 가격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시장 분위기로는 이 같은 상황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KAB부동산연구원 박 책임연구원은 "정부 대출규제로 유동성이 묶여 있고 거래가 줄고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가능성을 낮게 봤다.  

수도권 집값 방향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판단은 엇갈린다.

박 연구원은 "최근 주택공급량 자체가 늘어나는 추세고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서 주택시장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이를 전제로 서울을 중심으로 주변지역이 안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하락의 양상은 상승때와 마찬가지로 동남권에서 서북권, 도심권, 그리고 동북권 등 서울 외곽지역으로 확산되는 '키 맞추기'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그는 "정부 규제에 따른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낙폭은 강남3구에 비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지금은 많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이 되는 상황일뿐 본격적으로 하락장이 시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눈치보기 장세속에서 거래량 감소로 일부 지역은 가격 조정이 있겠지만 급락하는 장세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박 위원의 경우 "연말까지 상황을 좀더 볼 필요가 있다"면서 "연말까지 약세기조를 이어가고 내년 겨울방학 이사 성수기때 적체 매물이 해소 안된다면 지금의 약세 기조가 깊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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