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드라마 10평 중 9편 이상에서 흡연 장면이 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OTT 이용률이 높아 청소년에게 흡연 장면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주요 OTT 드라마 18편 중 17편(94.4%)에서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2020년 80.0%, 2021년 66.7%, 2022년 85.7%, 2023년 80.0%로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지난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OTT 영화의 경우 지난해 32편 중 13편(40.6%)에서 흡연 장면이 확인됐다. 드라마에 비해 낮지만 2022년 14.3%. 2023년 31.3%에 이어 지난해에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청소년에게도 흡연 장면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0대의 OTT 이용률은 97.7%, 20대는 97.5%로 나타났다. 30대 95.7%, 40대 90.7%, 50대 85.9%로 10대 이용률이 가장 높게 집계됐다.
반면 현재 OTT 콘텐츠 흡연장면 규제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법안은 전무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의원실에 ‘OTT 콘텐츠와 관련해 진행 중인 법안은 없다’고 밝혔으며, 보건복지부와 건강증진개발원과 관련해 업무 협력 내역도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답했다. 결국 OTT 콘텐츠 내 흡연 장면에 대해서는 건강증진개발원의 모니터링이 전부인 셈이다.
백종헌 의원은 “지상파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지만, OTT는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라며 “OTT가 이미 필수 매체로 자리 잡은 만큼 청소년 보호를 위한 OTT 콘텐츠 규제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건강증진개발원 원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OTT가 여러 면에서 다른 방송매체와 달리 사각지대로 된 측면이 있다”며 “여러 부처에서 같이 관리를 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자에 대한 한국콘텐츠진흥원,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교육과 홍보에 힘쓰고 있다”며 “앞으로 복지부나 관련 부처와 함께 규율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