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살해된 사건이 알려지며 사회적 충격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 한국인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는 실종 신고가 광주와 상주에서 잇따라 접수돼 경찰이 비상 대응에 나섰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알려진 숨진 대학생 외에 최근 캄보디아로 출국한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최근 캄보디아로 출국한 경북 상주의 한 30대 남성 A씨가 해외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는 가족의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지난 8월19일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이후 A씨는 지난 8월24일 텔레그램 영상 통화로 가족에게 "2000만원을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현재까지 A씨의 연락은 없는 상태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예천 대학생 사망 사건을 제외하고는 각 지역 경찰서에서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며 "자세한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 광산구에 사는 20대 B씨는 6월26일 태국으로 간 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8월 10일 가족과 마지막으로 통화했는데, 당시 B씨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들은 당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와 '살려달라'는 음성을 들었다며 납치 등 범죄 연루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통신 기록 등을 토대로 B씨가 캄보디아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사례 모두 현지에서의 정확한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외교당국과의 공조 하에 긴급 소재 파악에 착수한 상태다.
이 같은 신고가 잇따른 것은 한국인 대학생 살해 사건의 여파로 보인다. 피해자인 20대 남성은 지난 8월 유학 목적으로 캄보디아에 입국한 후, 한 달 뒤 연락이 끊겼고, 최근 현지에서 고문 흔적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보다 앞선 두 달 전인 8월 캄보디아에서 또 다른 한국인 남성이 의문사한 사건도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이 남성은 현지 지인의 사업을 돕기 위해 체류 중이었으며, 외상 흔적 없이 숨진 채 발견돼 처음에는 단순 사망으로 처리됐다. 하지만 최근 유사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이 사망 사건 역시 재조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짧은 시기 내 한국인 대상의 사망·실종 사건이 잇따르면서, 캄보디아 내 체류 한국인들의 신변안전 문제가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220건,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330건으로 급증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고수익 해외취업’에 속아 범죄조직에 납치된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지난 10일 오후 9시께 기존 2단계 여행자제 지역이던 프놈펜에 대한 여행경보를 ‘특별여행주의보’로 상향 조정했으며, 긴급한 용무 외 캄보디아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