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블록버스터란 이런 것인가. 3년만에 돌아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48) 귀네스 팰트로(41)의 할리우드 SF ‘아이언맨3’(감독 셰인 블랙)가 한국 극장가를 맹폭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이언맨3’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 26일 하루 1228개관에서 6247회 상영되며 42만2538명을 모아 압도적인 1위로 출발했다. 시사회 등을 포함한 누적관객은 42만3235명에 달한다.
‘아이언맨3’는 개봉 전날인 24일 오후 6시까지 예매율 82.1%로 누적 예매관객 25만9246명(영진위 기준)을 올리며 기존의 예매관객 1위 기록 보유작인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의 25만4000명을 넘어섰다. 25일부터는 예매율이 아예 87%대를 넘어선 상황이므로 26일 100만 관객 달성이 유력하다. 28일 200만 관객 돌파까지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707만명 이상이 본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어벤져스’(감독 조스 웨던)가 4월25일 전야 개봉에서 653개관에서 1457회 상영돼 7만8519명, 26일 본 개봉에서 846개관에서 3853회 상영되며 21만4105명을 끈 것을 제압한 규모다. ‘어벤져스’에도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나와 흥행을 견인했던 것을 감안하면 한국인들이 ‘아이언맨’ 시리즈에 보이는 충성도가 얼마나 높은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더불어 그 동안 극장가에서 캐시카우인 할리우드 SF 블록버스의 개봉을 얼마나 학수고대해왔는지도 짐작된다.
‘아이언맨3’의 등장으로 1위를 놓고 맞붙던 두 영화는 함께 생존을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전날까지 흥행성적 1위를 달리던 황정민(43) 유준상(44) 윤제문(43)의 휴먼 액션 ‘전설의 주먹’(감독 강우석)은 상영규모가 419개관 1503회로 급감하면서 2만7936명에 그치며 2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10일 이후 누적관객은 139만9312명이다. 200만 관객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2위를 지킨 톰 크루즈(51) 모건 프리먼(76)의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물 ‘오블리비언’(감독 조셉 코신스키) 역시 쇠락을 피할 수 없었다. 322개관에서 1122회 상영으로 상영 규모가 대폭 축소된 탓에 1만4894명을 들이는데 그치며 3위로 역시 한 계단 주저앉았다. 11일 개봉 이후 누적관객은 133만9308명으로 역시 200만 관객 달성은 물 건너 갔다.
다른 영화들은 아예 ‘독립영화’급으로 전락해버렸다. 신하균(39)의 액션 ‘런닝맨’은 7947명(누적 133만8267명), 테런스 스탬프(74) 바네사 레드그레이브(76)의 영국 휴먼 코미디 ‘송 포 유’는 7558명(14만4521명), 앨릭 볼드윈(55) 엘런 페이지(26)의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로마 위드 러브’(감독 우디 앨런)는 4805명(누적 9만233명), 마동석(42) 민지현(29)의 사회고발 ‘노리개’(감독 최승호)는 3913명(누적 14만3776명) 등 전날에 비해 관객 수가 50~70% 이상 격감했다.
곧 정해진 수순처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상영관 독식 문제가 불거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