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도지사선거 ‘안갯속’…출마·불출마 유동적
‘현역 출마 만류’ 이개호 국회의원 최종 결정 ‘관심’
이낙연 전남지사의 국무총리 발탁으로 ‘무주공산’이 된 전남도지사 선거는 애초 6~7명의 출마 예정자가 거론되면서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됐지만, 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 온 3월 현재 예측이 쉽지 않은 안개국면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유력 후보가 당 지도부의 현역 출마 만류에 발목이 잡혀 있고, 옛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쪼개지면서 일찌감치 전남지사 도전의 뜻을 강하게 비쳤던 인사들이 출마를 포기하거나,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일단 전남지사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던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이 최근 벌어진 당 안팎의 급박한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불출마선언을 했다. 전남지사 선거구도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로써 그동안 거론됐던 민주당 이개호 의원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 간 이른바 ‘빅3매치’는 물건너갔다.
이제 이 의원이 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할 것인 지, 현재 지지율 한 자릿수인 민주평화당의 박 의원이 의원직을 던지고 출마할 것인 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도당위원장 임명을 계속 미루는 등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돼 ‘선당후사(先黨後私)’명분에 이 의원이 손을 들 경우 민주당내 노관규 전 순천시장과 김영록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등이 공천경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이개호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심스럽게 물밑 행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도교육감은 사퇴시한(오는 15일) 전인 13~14일 사퇴와 함께, 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신정훈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출마설도 들린다.
불출마를 선언한 주승용 의원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거취도 관심이다.
박 의원은 당내외 상황이 급변하면서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아직 지방선거가 3개월여 남아있다”, “아직 민심의 변화 가능성은 있다”며 출마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주 의원의 불출마로 2강 구도로 치러질 수 도 있는 선거전에서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에 따따 민주당과 민평당 간 연대 시나리오를 주목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김동철 원내대표가 전남지사 1순위 영입 후보로 장만채도교육감을 지목했지만, 정작 장 교육감은 민주당 쪽에 노크를 하고 있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 같다.
열에 하나 민평당 박지원 의원도 주 의원 처럼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민주당 공천=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싱겁게 선거전이 끝날 수 도 있다.
전남도 22개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는 민주당 강세속에 민주평화당이 얼마나 선전할 것인 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을 반영하듯 옛 국민의당에서 탈당한 시장, 군수 출마예정자 일부는 민주평화당이냐, 무소속이냐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무소속행은 낮은 지지율의 민평당보다는 ‘인물론’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민평당은 이번 6월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 절반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박지원 의원이 의원직을 던지고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해 민평당 돌풍의 핵역할을 한다는 시나리오도 있다.
현역으로는 주승용 의원만이 남은 바른미래당은 인물난 속에 후보 찾기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옛 국민의당을 탈당한 지방의원 중 바른미래당쪽으로 옮긴 인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바른미래당의 절박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바른미래당이 전남지사 후보를 낼 지 여부와 22개 시장, 군수 중 몇 석을 최종 차지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