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올림픽’ 광주·전남 설 민심 4대 키워드는

지방선거 ‘힘 있는 여당 찍어야 vs 일당 독주 안돼’

2018-02-18     전영규 기자
▲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 14일 오후 대구시 동구 동대구역 대합실이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나흘 간의 설 연휴 기간에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주요 관심사는 국민의당발(發) 정계 개편과 6월 지방선거, 일자리 문제와 최저임금제 등 정·관계 현안과 쇼트트랙, 스켈레톤, 남북 단일팀으로 상징되는 올림픽에 모아졌다.

우선 ‘녹색 돌풍’의 주역으로 광주·전남을 존립 기반으로 해온 국민의당이 내분 끝에 창당 2년 만에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무소속으로 분화되면서 지방선거와 맞물려 더불어민주당, 바미당, 민평당, 자유한국당 등 신(新) 4당 체제에 대한 당부성 의견이 적지 않았다.

광주·전남의 유일한 여당 의원인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18일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높았고, (4당 체제와 관련해선) 여·야 간에 너무 싸우지 말고 화합과 협력을 통해 국정을 원할하게 운영했으면 한다는 바람이 컸다”고 전했다.

이형석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안정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공정한 과정 거쳐 좋은 후보 내세우면 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격려의 말씀이 많았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대표를 지냈던 박지원(전남 목포) 민평당 의원은 “문 대통령은 잘하고 있고, 안철수 전 대표는 xxx라는 반응이었다. 민평당에 힘을 실어줘야 문 대통령이 호남에 잘한는 애기를 많이 들었다”며 “민평당이 뿌리내리기 위해 호남 대안세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반응이었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 어려워진 데 대해 아쉬워하며 몇몇 이탈한 의원들을 배신자로 보는 의견도 많았다”고 말했다.

장병완(광주 동남갑) 민평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 기대 반사이익을 노리는 있다는 곱잖은 시선이 있는 반면 민평당에 대해선 ‘민주당 일당 독주로는 호남발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민평당의 역할론과 기대감을 강조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같은 당 최경환(광주 북구을) 의원은 “정부에 협력하되 호남에서는 강한 경쟁을 주문하는 이들이 많았고, 바미당을 택한 호남권 의원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많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에 합류한 주승용(전남 여수을)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부정적이고 실망했던 민심이 설을 계기로 점차 기대감으로 바뀌는 분위기였다. 바른미래당이 호남과 국가를 위해 어떤 성적표를 낼 지 관심이 꽤 높았고 격려도 많았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당대표 비서실 국장을 지낸 설정환씨는 “자유한국당을 사멸시킬 힘이 민주당에는 없다. 바미당이 역사를 쓰느냐, 국민의 심판을 받느냐, 한국 정당 사상 최초의 동서화합 정당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행보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 A씨는 “안철수 대표에 대한 실망감은 확인사살하듯 견고해진 느낌을 받았고, 민평당에 대한 기대 역시 찾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반면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당 지지로 이어지고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했다”고 전했고, 또 다른 전직 당직자 B씨는 “대통령 잘 하고 광주는 잘 살고 싶지만 (민주당이) 오만하면 안된다는 게 지역민들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고령층 사이에서도 “그래도 힘 있는 여당을 찍어야 한다”는 의견과 “비록 호남당이라지만 민평당에 힘을 실어줘야, 일당 중심 폐단을 막을 수 있지 않겠냐”는 입장이 병존했다.

청년일자리와 최저임금을 중심으로 한 경제 문제에 대한 의견도 많았다.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경기가 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노력, 지원을 당부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했고, 이형석 위원장 역시 “경기회복과 일자리에 대한 성과가 조속히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민평당 장병완 원내대표는 “지역 경제 불안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올해 실업급여 신청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2%나 증가하고, 청년실업률 또한 10%가 넘어 4년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포퓰리즘에 기댄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비롯한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협했다는 의견이 적잖았다”고 말했다.

한국당 하헌식 위원장 역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일자리는 오히려 줄고, 영세업체는 문을 닫는 등 지역 경제가 한겨울”이라며 “막무가내로 일자리 늘리기에 몰두할 게 아니라 중소상인과 서민이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주문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설 민심을 전했다.

이밖에도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과 북한응원단, 남북 관계, 미국 트럼프 정부의 무역 보복, 농산물 가격 불안정 등도 주된 화두였다.

광주시의회 김보현 의원은 “대통령과 올림픽, 남북 관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던 것 같다”며 “그래선지 지방선거에 누가 나온다더라 식의 대화는 많지 않았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