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제장관’ 회담 채널 복원…관계 개선 ‘물꼬 트이나’
한·중, 각 부처별로 개별 협의채널 구축
기업 문제 등 나름대로 좋은 분위기였다
한·중 경제장관회의가 1년9개월 만에 재개되며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중 관계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산업·외교 등 여러 곳에서 파국으로 치달았으나 이번 회담으로 해빙의 기미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15차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정상회담 이후 한 달 반이라는 빠른 시간 내에 최고위급 경제 회의가 열려 회담 채널이 복원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 실제로 사드 갈등 이후 한·중 간 각 부처는 개별 협의채널을 구성하지 못한 단계였다.
하지만 이번 경제장관회의에 앞서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문광체육관광부 등 4개 부처는 해당 부처와 따로 만나 별도의 회의를 개최했다.
김 부총리는 “그동안 한중관계가 다소 어려웠으나 이번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계기로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며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총괄부처인데 아주 성의 있게 회의를 준비했고 정성을 다 해줘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종합적인 경제의제는 물론이고 개별 기업의 애로사항까지 거론됐다. 한국은 기획재정부를 포함해 8개 부처가 참석했다.
이날 참석은 못했지만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등의 의제도 거론됐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지난해 3월 만료된 삼성과 발개위 간 협력 양해각서(MOU)가 다시 체결됐다.
삼성은 2013년 12월29일 한·중 경제장관회의 전날에 발개위와 MOU를 체결한 바 있다. MOU 만료 이후 지난해 갱신이 안 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특별히 세 가지를 강조했다. 가장 먼저 사드 갈등 이후 발생한 국내 기업의 애로사항을 건의했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문제, 사드 보복 이후 롯데마트 매각건과 롯데월드타워 공사 중단 재개, 단체관광 재개, 중국진출 한국 금융기관의 인·허가 문제 등의 원활한 해결을 요청한 것이다.
두번째는 새만금 얘기도 꺼냈다. 김 부총리는 “제가 이 얘기를 하면서 발개위와 특히 허리펑(何立峰) 주임에게 특별한 관심을 요청한다고 했다”며 “한·중 산업단지하면 중국 3개성과 새만금인데 3개성에는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으나 새만금에는 중국기업이 진출 않았으니 새만금에 중국 기업이 진출해 달라는 얘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세번째는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신북방·신남방 정책의 연계문제였다. 의제 중에는 제3국 공동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중정사업 리스트’를 작성하자는 내용도 담겨있다.
김 부총리는 중국 측에 “제3국 공동진출 프로젝트를 빠른 시간 내에 1~2개 정도라도 성사시키자”며 “그러면서 추동력을 받아 가시적인 성과가 나도록 하자”고 주문했다. 당시 분위기와 관련, 김 부총리는 “중국 측에서 굉장히 우호적이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들어줬다”며 “기업 문제는 당장 해결이 나는 건 아니지만 발개위 주임이 관심 갖겠다고 답했고 나름대로 좋은 분위기였다”고 귀띔했다.
김 부총리는 “후속 대책으로 실무협의체를 가동하고 중국과 적절한 시기에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하도록 추진하겠다”며 “빨리 많은 것들이 잘 해결되길 바라겠지만 이번에 좋은 계기로 차근차근 가시적 성과가 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