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보릿고개…현대重·대우조선도 ‘한파’
현대중공업 순환휴직·자산매각 등…대우조선해양, 감축가능성
올해 최악의 ‘보릿고개’를 만난 조선업종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오는 3월 1일부터 일반 사원과 대리급을 대상으로 임금 반납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비용감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7월부터 과장금 이상 간부들이 급여의 15~30%를 반납한데 이어 일반 사원과 대리급을 대상으로 10개월간 10% 임금반납 동의를 구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이는 2016년 채권단과 약속한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반납 기간은 3월부터 연말까지로 10개월이다.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조원 줄인 7조9870억원으로 낮춘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부터 일감부족에 따른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모두 순환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비상경영체제 당시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을 초과 달성했다.
2015~2016년 3500여명이 회사를 떠났고, 현대차와 KCC, 현대종합상사, 코엔텍 지분 등 비핵심자산도 매각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3사 중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강도가 가장 셌고, 그 결과 재무구조도 가장 탄탄하다”며 “현대는 일감부족에 따라 순환휴직을 진행 중이고,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급여삭감, 희망퇴직 계획 등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채권단 주도로 자율적 구조조정에 돌입한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까지 5조9000억원에 달하는 자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280여개 부서에서 지난해 150개로 조직을 약 47% 축소했으며, 희망퇴직, 정년퇴직, 퇴사자 등을 포함해 3300여명의 직원을 줄였다.
남아있는 직원들도 순환무급휴직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무직 직원들은 1개월 단위로 순환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으며 생산직을 포함한 전 직원들이 10~15%, 임원들이 30~40%의 임금반납을 하고 있다.
2016년과 지난해 서울사무소, 당산사옥, 마곡부지, 자회사 FLC, 디섹, 웰리브, 대우조선해양건설, 대우-망갈리아 조선소 등 주요 자산도 매각했다.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에 올 상반기까지 종업원수를 1만명 미만으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말 기준 종사자수는 1만200여명으로, 업계는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최소 200여명, 최대 1000여명의 인력감축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나쁠 것도 확실하고, 내년 실적이 좋아질 것도 확실하다”며 “올해 말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위해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주가 회복되고 있지만 조선업 특성상 수주가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내년부터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보지만 보릿고개인 올해를 버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