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M&A·회삿돈 180억 횡령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인수 대상 업체에 200억원대의 손실을 발생케 한 카지노업체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는 카지노 영업 준비금 180억원을 빼돌려 사용하기도 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부장검사 정대정)는 제주 S호텔 카지노 업체인 A사의 대표 서모(49)씨와 A사의 회계사 이모(46)씨 등 3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배임·횡령)·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서씨는 자기 자본 없이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서 인수대금을 지급하는 위법한 LBO 수법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 2013년 12월 A사 명의로 240억원을 대출받아 B사를 인수한 뒤 B사의 자산 매각대금 240억원을 다시 A사에 넘겼다. 

결국 A사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빚을 모두 갚고 B사는 240억원의 손해를 입게 됐다. B사는 2016년 9월 상장폐지됐다.

서씨는 또 지난 2015년 2월~2016년 10월에 걸쳐 카지노 내 보관 중인 영업 준비금 총 180억원을 빼돌려 사용했다. 이 여파로 A사는 지난해 12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돌입했다. 

서씨와 이씨는 A사를 끼고 투자조합을 결성해 사기적 부정거래를 벌이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016년 10월 투자조합을 결성해 투자조합 자금으로 소형 프린터 제조업체인 C사를 인수했다. 이들은 이 시기 서씨가 경영권을 포기하고 매물로 내놓은 A사를 인수해 신사업으로 홍보하면 C사의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A사의 자금을 C사와 LED 제조업체인 D사에 신용공여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이후 C·D사가 500억원을 출자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A사에 투자하는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부양하는 등의 수법으로 3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검찰 관계자는 “운영자들이 신사업 진출 등 호재성 이벤트로 단기간에 주가를 부양해 거액의 수익을 남기려고 시도하면 불공정 거래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