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트리플 반등…선행지수는 하락세
소비 증가폭 사상 최고…통계청 "내달 큰 폭 조정 가능성"
경기선행지수 3개월 연속 하락…"추세 단정은 일러"
생산, 투자, 그리고 소비까지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3대 지표가 한 달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특히 소비가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경기 둔화 조짐도 보인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2% 증가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10월 전월 대비 1.8% 감소하고선 한 달만에 증가 전환한 것이다.
생산 지표인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보다 각각 0.2%, 2.5% 늘었다.
광공업 생산은 지난 7월 전월 대비 1.6% 오른 뒤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다 넉 달만인 10월(-1.5%) 감소 전환했지만 한 달만에 다시 상승했다. 전월 완성차와 자동차부품의 큰 폭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자동차가 4.2% 증가한데다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설비 증설에 따른 관련 장비 수요 증가로 기계장비도 3.2% 늘어난 영향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 6월 전월 대비 0.6% 상승하고선 넉 달동안 오름세를 보이다 10월(-1.9%) 감소로 돌아섰지만 다시 증가 전환했다. 예술·스포츠·여가가 3.6% 감소했음에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와 대규모 할인행사로 인한 인터넷쇼핑 거래 호조로 도소매가 4.9%, 주식거래 실적 호조와 은행대출 증가 영향으로 금융·보험이 4.1% 각각 올랐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제조업 출하가 1.7% 늘고 재고가 1.7% 줄었다.
생산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뤄졌는지를 볼 수 있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과 동일한 71.3%였다.제조업 부문의 밋밋한 생산 증가율 탓이란 게 통계청 측 설명이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5.6% 증가했다. 전월 2.9% 감소에서 한 달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소비 증가폭은 2009년 2월(5.8%) 이후 8년9개월만에 최대다. 슈퍼마켓(-1.3%)을 제외한 백화점(10.4%)과 대형마트(7.6%), 승용차·연료소매점(7.6%), 편의점(2.3%), 전문소배점(3.8%), 무점포소매(7.9%)이 일제히 오른 덕분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통계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소비가 늘어난 것은 전월 기저효과를 넘어선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대응해 온라인쇼핑몰에서 대형 할인행사와 신제품 출시를 한 영향으로 본다"면서 "다만 다음달 굉장한 조정 가능성이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도 전월보다 10.1% 늘면서 한 달만에 증가 전환했다. 증가 폭은 올 3월(13.4%) 이후 가장 크다.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토목(-13.4%)과 건축(-0.5%) 공사 실적이 줄면서 전월보다 3.8% 줄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보합을 보였다.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내렸다. 지난 9월 전월대비 0.2% 감소한 이래 3개월 연속 하락세다.
때문에 향후 조정 내지 둔화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지만 정부는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 과장은 "좋은 신호는 아니지만 경기선행지수의 3개월 연속 하락을 '추세'라고 단정짓기는 너무 이르다"면서 "불안감이 없진 않지만 긍정적 신호도 있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도 "통상 현안과 가계부채,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위험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경기 회복세가 일자리·민생 개선을 통해 체감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