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저비용 국산 슈퍼컴퓨터 개발
국내 연구진이 구축비용과 전력소모를 크게 절감하면서도 속도가 빠른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서울대 이재진(44) 교수팀이 일반적인 슈퍼컴퓨터와는 달리 노드 한 대에 최대 6개의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장착해 기존 슈퍼컴퓨터의 노드 당 계산 속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노드(node)란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로에 접속되는 하나 이상의 단위로 주로 통신망의 분기점이나 단말기의 접속점을 뜻한다.
한 노드에 다수의 GPU를 장착해 노드 당 계산 속도를 높이면 적은 수의 노드로도 많은 양의 계산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고, 소모전력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기존에는 다수의 GPU를 효율적으로 장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개발되지 못해, 대부분의 슈퍼컴퓨터에는 각 노드 당 최대 2개의 GPU밖에 장착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교수팀은 이번에 개발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노드마다 최소 3개 이상의 GPU를 장착하고, 이를 바탕으로 16개의 노드(총 96개 GPU 장착)로 구성된 슈퍼컴퓨터 시작품 '스누코어(SnuCore)'를 자체 제작도 성공했다.
스누코어의 노드 당 계산 속도는 현존하는 슈퍼컴퓨터 중에서 가장 빠르고, 전력효율 면에서도 세계 20위권으로 탁월하다.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소속대학인 서울대에서 개발하고 있는 개방형 범용 병렬 컴퓨팅 프레임워크(OpenCL) 기반의 프로그래밍 환경에 적용해 추후 일반 국민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프트웨어 기술로 슈퍼컴퓨터의 구축·관리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되고 IT분야의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다른 IT분야에 비해 슈퍼컴퓨터의 연구개발이 뒤처져 있는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중국 등 슈퍼컴퓨터 강국과 나란히 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