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韓, 황혼이혼·재혼 사상 최대”

고령자 9.1% “이유있으면 이혼 가능”

2017-09-26     전성희 기자

꾸준히 증가해온 황혼 이혼이 지난해에도 남녀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여성의 재혼 역시 꾸준한 상승세를 바탕으로 가장 많았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남자의 이혼 건수는 6101건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고, 여성의 이혼 건수는 2910건으로 전년보다 9.6%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 전체 이혼건수는 10만7328건으로 전년에 비해 1.7% 감소했다. 전체적인 이혼 건수는 줄었으나, 황혼 이혼은 증가한 셈이다.

추이를 보면 65세 이상 남자의 이혼은 ▲2000년 1321건 ▲2005년 2589건 ▲2010년 4346건 ▲2015년 5852건 등으로 증가했다. 여자의 경우도 ▲2000년 423건 ▲2005년 916건 ▲2010년 1734건 ▲2015년 2655건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황혼이혼이 증가함과 동시에 고령 여성의 재혼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5세 이상 여자의 재혼은 전년보다 3.7% 늘어난 1109건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치다.

다만 65세 이상 남자의 재혼은 2568건으로 전년에 비해 3.9% 감소했다. 

남자와 여자 모두 사별 후 재혼보다 이혼 후 재혼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별 후 재혼이 184건, 이혼 후 재혼이 925건으로 집계됐다. 남자도 사별 후가 436건에 불과했지만, 이혼 후가 2132건에 달했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감지됐다.

2016년 고령자의 64.1%는 이혼에 대해 ‘해서는 안된다’고 응답했지만, ‘이유가 있으면 이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도 9,1%에 달했다. 

특히 이유가 있으면 이혼을 해도 좋다는 인식은 2012년 5.6%에서 두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결혼과 관련,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인식도 증가세다. 2012년 14.8%가 이같이 응답했는데, 지난해에는 21.8%가 이에 해당됐다.

그러나 여전히 ‘하는 것이 좋다’(43.4%)와 ‘반드시 해야한다’(31.8%) 등 결혼에 긍정적인 응답이 75% 수준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부모 부양을 가족이나 정부가 아닌 스스로 해결해야한다는 인식도 증가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중 부양의무를 부모가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비율은 2010년 18.4%, 2012년 22.3%, 2014년 23.8%, 2016년 27.2%로 상승세다. 성별로 보면 남자(31.3%)가 여자(24.3%) 보다 비중이 높았다.

반면 ‘가족과 정부·사회’, ‘가족’이 부모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령자는 각각 32.6%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