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중도 퇴진 사례는?…박희태, 역대 5번째 불명예

2012-02-09     박준형 기자

박희태 국회의장이 9일 전격적으로 의장직을 사임하면서 중도 퇴진한 역대 5번째 국회의장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특히 현직 국회의장이 비리나 부패 사건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박 의장에 앞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물러난 국회의장은 이승만, 이기붕, 백두진, 박준규 전 의장 등 4명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초대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이 전 대통령은 1948년 5월31일부터 같은 해 7월24일까지 제헌국회 당시 국회의장직을 맡았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이 초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회의장 보궐선거가 실시됐다. 신익희 부의장이 보선을 통해 이 전 대통령에 이어 새로운 국회의장이 됐다.

1960년 4대 국회 때는 이기붕 의장이 사망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1960년 4·19 혁명으로 이 전 대통령이 하야를 선언하자 같은 해 4월26일 이 의장의 장남 강석씨는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 등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보선을 통해 곽상훈 부의장이 신임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1979년 10대 국회에서는 백두진 의장이 중도 퇴진했다. 1971년 7월 8대 국회의장에 선출된 뒤 1972년 10월 유신으로 국회가 해산될 때까지 역임했던 백 의장은 1979년 2월 10대 국회에서 다시 한 번 국회의장직을 맡게 됐다.

하지만 1979년 10·26 사태가 일어나자 사퇴했고, 후임 의장 선출 때까지 민관식 부의장이 의장 직무를 대리했다.

마지막으로 1993년 14대 국회 당시 박준규 의장이 불명예 퇴진했다. 1990년 13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을 역임했던 박 의장은 1992년 14대 국회에서도 국회의장직에 유임됐다.

하지만 1993년 문민정부의 재산공개 파동으로 사임하고 이만섭 의장에게 의사봉을 넘겼다. 박 의장은 당시 아들 명의로 이전한 부동산으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박 의장은 1995년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1998년 국회의장에 복귀했다.

박희태 의장은 박준규 의장에 이어 19년 만에 처음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퇴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