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에 보험株 '울상'
'문재인 케어' 발표에 보험주가 10일 일제히 약세를 띠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전날 임기 5년 동안 30조원을 들여 미용, 성형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의료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발표한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4분 현재 코스피 보험업종지수는 전일에 비해 804.89포인트(3.68%) 떨어진 2만1061.35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종목별로 보면 흥국화재(-9.60%)와 흥국화재우(-8.60%)가 가장 큰폭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어 한화손해보험(-8.06%), 메리츠화재(-7.57%), 롯데손해보험(-6.64%), 현대해상(-6.49%), 동부화재(-5.40%), 삼성화재우(-4.38%), 삼성화재(-4.19%), 삼성생명(-3.69%), 흥국화재2우B(-2.19%) 등도 2% 이상의 하락세다.
또 코리안리(-1.95%) 미래에셋생명(-1.11%), 한화생명(-0.79%),동양생명(-0.74%), 아이엔지생명(-0.13%) 등도 약세다.
문재인 케어가 보험주에 미칠 영향에 전문가들은 각종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문재인 케어로 인한 보험 수요 감소에 대해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보장률이 60%에서 70%로 높아지는 것이어서 민영실손보험의 영역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내년부터 실손보험은 단독으로만 판매될 것이어서 회사들이 이미 실손보험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었다"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보험금 감소로 실손 손해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호재이지만, 결국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것이기에 호재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다"며 "중장기적으로 실손 손해율 수준은 일정 수준에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실손보험은 확실히 정부 통제 범위로 들어가게 되고, 과거 자동차보험과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안대로 강행될 경우 단기적으로 손보사 장기위험손해율의 대폭적인 개선이 예상되나, 의료계 반발과 향후 보험료 인하 압박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 영향은 예단하기 어렵다"며 "이미 주가 급등이 나타난 정책의 수혜주보다는, 대안주 찾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보건복지부는 2022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 70%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2015년 기준 63.4%) 이는 민간보험이 담당해야 할 영역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실손 보험 수요가 사라질 수 있을 정도로 국민건강보험이 대부분의 의료비를 보장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수준의 건보료 인상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렇게 실손보험 수요가 지속되며 중장기적 보험사 손해율이 100%에 수렴함에 따라 문재인 케어는 보험업계에 긍정적인 이벤트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9일 현행 60% 초반에 머물러 있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2022년까지 70%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현행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비급여 항목 가운데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 항목을 모두 급여화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