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당선, 김문수 손익계산서는?

2011-10-27     유명식 기자

 

 서울시장 재·보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나라당인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도정 운영과 정치적 행보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박근혜 대세론'의 타격으로 당내에서는 김 지사가 그 대척점을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토건·개발에 반대해 온 박 시장을 감안하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서울과 연계된 김 지사의 핵심사업에는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김문수 한나라당 내 주가↑ 분석…안풍(安風) 확인 부담

일단 김 지사가 박근혜 전 대표의 강력한 잠재 주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박 전 대표의 약발이 수도권에서는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친이(이명박)계를 중심으로 '경쟁주자'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말 정치권의 지형변화와 내년 총선결과는 김 지사의 대권가도에 결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안풍(안철수 바람)'이라는 민심(民心)을 실체적으로 확인한 점은 향후 김 지사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치, 새 인물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 측면에서는 김 지사 역시 한계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도 산하 공공기관장인 안철수 서울대융합기술원장과 관계를 김 지사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도 관심사다.

안 원장이 박 시장을 측면 지원하면서 한나라당 내에서는 불만이 많았다.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안 원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던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은 벌써부터 다음달 예정된 행정사무감사를 벼르고 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김 지사가 직접 나서 융합기술원의 예산을 좌지우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 여론이 부담스럽다면 안 원장이 직접 결자해지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서울·인천 야당에 둘러쌓인 김문수호 '험로'

박 시장의 당선으로 한나라당(과거 오세훈, 김문수)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3개 시·도의 공조는 삐걱거릴 가능성이 높다.

김 지사는 이제 수도권 3곳 가운데 유일한 여당 단체장이다. 야권에 포위되면서 GTX 등 핵심 프로젝트가 동력을 잃고 표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박 시장 측은 이미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GTX를 서울과 연계하겠다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공약에 대해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또 다른 토건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수도권을 1시간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GTX의 경우 인천 송영길 시장은 오히려 찬성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큰 틀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충격이다. 민심을 더욱 겸허하게 받아들여 쇄신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