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도 증권사 금리는 요지부동…금감원, 산정체계 점검 착수

2017-05-24     송혜정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금리 산정체계를 점검한다. 기준금리가 낮아졌는데도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그대로여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4일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금리를 산정하는 데 있어 불합리한 부분은 없는지 들여다 볼 계획"이라며 "점검 대상과 항목 등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면서 증권사 신용공여도 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7조5551억원으로 지난해 말 6조7738억원에 비해 11.5%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만 3000억원 이상 불었다.

증권사별 금리를 보면 대출기간 1~15일 기준으로 연 5.0%에서 11.8%로 격차가 크다.

금감원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보다 과도하게 높은 곳과 기준금리 등의 변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증권사를 우선 점검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한국은행이 2012년 7월부터 여덟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사상 최저인 1.25%로 낮췄지만 같은 기간 위탁매매 상위 10개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8.13%에서 7.95%로 0.18%포인트 떨어졌다.

되레 금리를 올린 증권사도 있었다. 2013년까지 7.3% 금리를 적용하던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0.2%포인트 올렸다.

개인투자자가 많이 이용하는 키움증권도 2014년 10%에서 2015년 10.2%로 금리를 올렸다.

증권사들은 은행과 증권사의 조달비용이 다르다는 점을 높은 금리의 이유로 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수준은 증권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하지만 산정체계는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하에도 금리가 수년째 그대로여서 점검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세부계획을 확정해서 3분기 내에는 마무리 지으려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