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영부인 배출 경희대…"5년 뒤에도 자랑이길"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서 경희대학교는 대통령과 영부인을 한꺼번에 배출한 사상 첫 대학이 됐다.
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학창 시절 캠퍼스커플(CC)이었다.
문 대통령은 전산에 등록된 학적 기준으로 1972년 3월10일 경희대 법률학과에 입학해 1980년 10월16일 졸업했다. 그는 유신체제가 한창이던 1975년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제적됐다가 1980년 '서울의 봄' 때 복학해 학업을 마쳤다.
김 여사는 같은 학교 성악과에 1974년 3월8일 입학해 1978년 2월23일 졸업했다.
경희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동문인 문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경희대 총동문회장인 김성호(73)씨는 "대통령과 영부인 부부를 함께 배출한 것은 국내 대학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다. 모교에서 대통령 부부까지 나오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을 반듯하고 정의로운 국가로 이끌어주시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법대 동기생인 박용화(65)씨는 "친구가 대통령인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기쁘다"라면서 문 대통령 부부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를 법축전이라는 학교 축제에서 처음 대면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총학생회 총무부장을 맡아 민주화 시위를 이끄는 도중 최루탄에 맞아 쓰러지자 김 여사가 그의 얼굴을 물수건으로 닦아줬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박씨는 "문 대통령은 수줍은 성격이라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말을 잘 못했다. 그때 김 여사가 맥주를 드시는 것을 보고 문 대통령이 '대단한데' 이렇게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며 "그 뒤 시위를 하다가 문 대통령이 반기절한 상태로 쓰러진 것을 김 여사가 어떻게 봤는지 얼굴을 닦아주면서 본격적으로 사귀게 됐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동문 최동원(65)씨는 "대학 캠퍼스 뒷산을 같이 걸으면서 나눴던 대화가 새록새록 기억난다. 부인 김정숙 여사와의 데이트, 등산 말씀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면서 "당선을 깊이 축하하며 원칙이 바로 서는 대한민국, 공정하고 따뜻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경희대생 이관호(24)씨는 "동문이 대통령이라는 것이 기분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동문이라서 더 끌린 것도 없잖아 있다"며 "국민이 믿을 수 있는 대통령이 돼 깨끗한 나라로 이끌어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경희대생들의 온라인 축전도 이어졌다.
경희대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서는 "현재 학교의 자랑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5년이 지난 후에도 자랑이어 주시길 바랍니다" "경희대 최고 아웃풋"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또 "대통령을 배출한 사학이다" "좋아하고 지지하는 투표한 후보가 당선된 것만으로도 기쁨인데 거기다 동문이라 자랑스럽다" 등 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는 게시물이 올랐다.
경희대 동문들의 문 대통령 취임 축하 행사도 예정됐다. 경희대 총동문회는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릴 예정인 총회에서 문 대통령 당선 축하연을 진행하며 축하패를 전달키로 했다.
경희대는 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이날 오전 8시9분 이후 서울 동대문구 학교 정문에 '문재인 동문의 제19대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