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역대 대통령 불행은 삼권분립 안지켰기 때문"

2017-05-10     송혜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나 역대 대통령들의 불행했던 모습은 헌법에 정해진 삼권분립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20년 전체를 놓고 우리가 돌아보면서 성찰해야 할 것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연히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고 그러면서 또 협력해야 한다"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사법부의 독립도 더 존중할 것이고 내각도 책임총리제·책임장관제로 권한을 다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헌법 개정까지 가게 되면 지방분권까지도 그렇게 하겠다"며 "그동안 국민들이 바랐던 나라다운 나라, 그 가운데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나라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이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있어 다 함께 정치권과 국민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그런 면에서 저는 국회도 존중하고 여당과 소통하겠지만 특히 야당과 빈번하게 소통하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협력하는 정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 의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공식임기를 시작한 직후 야4당 대표 또는 원내대표들을 연쇄 면담한 것을 언급하면서 "그 행보 자체가 국민들이 기대하는 협치와 정부와 국회의 협력에 부응하는 행보를 해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 의장은 이어 "시작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두고두고 그렇게 하시겠다는 말씀이 여러 정당이 협력해야 하는 국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감사드린다"며 "국회의장으로서 대통령이 국정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손을 내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새 정부가 직면할 현안을 정리했다. 인수위원회가 없기 때문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준비했는데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16개 국회 상임위 수석전문위원들이 정리한 주요 입법 및 정책과제 책자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이날 정 의장과의 면담에는 양승태 대법원장과 황교안 국무총리,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5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돌아가면서 문 대통령에게 덕담과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양 대법원장은 "오랫동안 국정공백이 있다 보니까 국민들이 위축되고 사기가 죽어있는 상황 같다"며 "사회에 신나는 분위기, 흥이 나는 분위기, 기가 살아나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말씀하신대로 국민 상처가 깊은데 위로하고 치유하는, 요즘말로 힐링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김 헌재소장 대행은 "굉장히 기대가 크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시면 좋겠다"고 했으며 김 선관위원장은 "아름다운 선거가 됐다. 선거에 대한 국민의 뜻을 담아서 좋은 정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처음으로 준비기간 없는 대통령으로 시작을 하게 됐다"며 "새 길을 새롭게 펼쳐주기 바라면서 국민 모두가 합심해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청와대 본관에서 문 총리와 오찬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황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