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떠나는 한광옥 비서실장 "불행한 역사 반복 안돼"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은 8일 "대통령의 불행은 곧 국가의 불행"이라며 "다시는 대통령과 국가가 불행을 겪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 '대통령 비서실장직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퇴임사를 배포하고 이같은 작별인사를 남겼다.
한 실장은 "저는 작년 11월3일, 소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국민적 분노와 불신이 고조된 엄중한 시기에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의 직을 맡게 됐다"며 "비록 이 길이 어렵고 험난한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평소의 소신과 '국가를 위해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고 회고했다.
이어 "저는 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 시절, 이른바 '옷 로비 사건'으로 국정이 흔들릴 때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비서실장을 맡아 국정을 수습하는 일에 일익을 담당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혼란을 하루속히 수습해 국론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화합과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개월 동안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그러나 저의 충정어린 생각과 노력이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고 대통령이 탄핵 되고 끝내는 구속이 되는 불행하고도 참담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 실장은 "이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데 새 정부는 국민의 큰 사랑과 성원 속에서 우리 사회에 내재된 모든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 드리며 오늘 저의 소임을 마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한 실장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에 합류해 승리에 기여한 인물이다.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해 왔다.
그러다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이원종 전 비서실장이 물러나자 지난해 11월3일 후임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1999년 11월 DJ의 비서실장으로도 임명된 바 있어 두 명의 대통령을 모신 비서실장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한 실장은 조대환 민정·배성례 홍보·강석훈 경제·현대원 미래전략·김용승 교육문화·김현숙 고용복지·김규현 외교안보·정진철 인사수석 등 8명의 수석비서관 및 정연국 대변인 등과 함께 황 대행에게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이들은 대선 당일인 오는 9일 면직 처리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 실장의 경우 차기 정부에 청와대 업무를 인수인계해주기 위해 10일에도 청와대에 출근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