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김진태 '서문시장' 설전에 김관용도 참전

2017-03-17     안명옥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이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상징되는 대구 '서문시장'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첫 테이프는 친박 핵심 김진태 의원이 끊었다. 김 의원은 전날 홍준표 경남지사가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정식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박 전 대통령을 머릿속에서 지우려면 출정식 장소부터 바꾸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구 서문시장은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찾아가던 곳인데 거기 가면 박 전 대통령이 생각나지 않겠냐"며 "홍 지사가 연일 박 전 대통령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우파가 총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는데, 홍 지사는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어서 가능한지 모르지만 그게 지운다고 지워지냐"고 공격했다.

그러자 홍 지사는 "대구 서문시장이 박근혜 시장이냐. 참 어이가 없다"며 "내가 초·중·고등학교 다닐 때 서문시장에서 놀았다. 내가 더 인연이 많다"고 발끈했다.

그는 또 "김 의원은 내 상대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애들(김 의원) 얘기는 하지마라. 괜히 아이들 얘기를 해서 열받게 하지 말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선출마 선언 직후 곧바로 서문시장을 찾은 바 있는 김관용 경북지사도 '설전'에 가세했다. 김 지사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서문시장의 애환도 모르는 손님들이 서문시장에 와서 싸우고 있으니, 정작 어머니가 서문시장에서 팥죽을 끓여팔고, 시장통 알바로 먹고자란 나 김관용의 입장에선 너무도 어이가 없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두 분께 정중히 부탁하오니, 지난해까지 큰 불행을 당한 서문시장과 시장 상인들을 생각해서라도 볼썽사나운 시비와 싸움을 멈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