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란 직항노선 취항 난항

2016-11-24     신다비 기자

美제재로 현지서 달러 결제 제약이 발목잡아 
내년 3월까지 미취항 시 운수권 반납해야 할 수도 

대한항공이 이란 직항 노선 취항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는 현지에서 달러를 통한 결제나 송금이 불가능한 영향이 크다.

현실적으로 은행계좌 하나 개설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각종 영업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 있어 취항을 망설이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이란 노선 취항 계획은 달러화 사용 금지의 벽에 부딪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주 4회 이란 노선 운수권을 단독으로 따냈다. 대한항공은 당시만 해도 "화물기를 필두로 최대한 빨리 취항을 개시하도록 준비하겠다"라며 적극성을 보였다.

이란이 올 초 미국의 경제제재에서 풀려나고 많은 국내 수출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면서 계획은 더욱 탄력을 받는 듯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법령으로 현지 달러화 사용 금지가 계속되면서 대한항공의 이란 시장 진출 또한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대한항공 등 글로벌 항공사는 각종 대금결제 및 과실 송금을 주로 달러로 한다. 이란에서는 달러 결제는 물론 은행 계좌에 달러를 넣고 뺄 수도 없다. 비자, 마스터카드 같은 신용카드 사용도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은 현지 지점 개설은 물론 항공권 판매 등 영업활동 전반에 큰 애로를 겪을 수 있다. 대한항공이 이란 노선 취항에 뜸을 들이는 이유다.

그렇다고 대한항공에 시간이 무한정 주어진 것도 아니다. 규정상 내년 3월까지 이란 노선 취항을 하지 않을 경우 국토부가 운수권을 도로 회수해 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란에 강경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같은 달러 제재 분위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다만 국토부가 대한항공의 사정을 감안할 경우 운수권 회수 결정이 유예될 수는 있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불가항력적인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운수권 회수를 유예할 수 있다"며 "아직 대한항공 측이 유예 요청 등을 한 적은 없어 검토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이란 노선은 아직까지 달러화 거래가 제한되는 등 기업 진출 및 활동에 어려움이 있어 금융 및 시장 여건이 갖춰지는 상황을 주시하면서 취항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이란 직항 노선은 지난 40년간 한 번도 운항된 적이 없다. 대한항공이 지난 1976년 부정기편으로 화물기 1편을 운영한 것이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