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이·냥이는 내 가족"…커지는 반려동물 시장

2016-11-06     신다비 기자

#. 경기도 하남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A씨는 16살이 된 반려견 '뽀미'를 키우고 있다. 태어나자 마자 A씨의 품안으로 온 뽀미는 요즘 노환으로 호흡곤란을 겪고 있다. 동물병원 산소방 입원비가 하루에 수십만원이지만, A씨는 자식같은 뽀미가 숨을 못 쉬는 것을 지켜볼 수 없어 매달 수백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 서울에서 혼자 사는 30대 남성 B씨는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있다. 퇴근 후 집에 들어와 텅 빈 집이 싫어서 '집사' 생활을 시작했다는 그는 최근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졌다. 고양이 사료값과 병원비 등에 매달 20여만원이 들지만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1, 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키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며 반려동물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6일 농협경제연구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려동물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7000억원에서 올해 2조2900억원으로 성장했고, 2020년에는 5조81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1, 2인 가구가 늘며 향후 5년간 연간 25%씩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5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족해체와 핵가족화, 노령인구 증가가가 가속회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애견인들은 반려동물에게 드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애완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인 '펫팸족'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동물을 가족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에 소요되는 연평균 비용은 전국 평균 73만원이다. 한 달 기준 6만1000원이 드는 셈이다. 

펫팸족들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산업은 점점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반려동물의 먹거리와 장난감, 사료 등은 물론이고 전문병원과 애견카페, 호텔, 레스토랑, 전용미용실, 장례식장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펫마사지숍과 펫시터, 펫돌봄 사업 등 새로운 산업들이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IT분야 역시 팸펨족을 잡기위한 제품개발에 한창이다. 보호자가 출근한 후 분리불안을 겪는 펫을 위한 디지털 양방향 TV서비스, 펫 전용 만보계, 분실에 대비한 위치추적기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실제 특허청 조사결과 반려동물 관련 디자인 출원은 2009년 68건에서 지난해 265건으로 4배 가량 늘었다. 올해의 경우 지난 9월 기준 237건이 출원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 증가한 수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구 분화가 가속화되면서 펫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저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시장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