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차별에 디저트까지… 커피시장은 '전쟁'중

2016-10-20     윤이나 기자

 국내 커피시장이 전문점 수 10만개 시대를 맞으면서 갈수록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시장 확대 속도보다 전문점수 증가가 오히려 빨라져 업체간 경쟁은 가히 점입가경 수준이다. 프랜차이즈 점포는 물론이고 자고 일어나면 동네 골목마다 커피전문점이 새로 문을 연다.
 
업계에서는 국내 커피전문점수가 이미 1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같은 증가세는 커피시장 규모의 확대 때문이다. 국내 커피시장 규모(업계추산)는 지난 2011년 약 3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700억원으로 35.32% 증가한 상태다. 올해의 경우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커피시장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 캔커피나 가공 커피 같은 인스턴트 시장을 감안하면 실제 전문점 시장 규모는 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전문점수의 폭증으로 시장 상황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각 전문점들마다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시장 선점과 함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각축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중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카페베네, 이디아 등 기존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름도 바꾼다'는 심정으로 구조조정, 브랜드명 변경, 프리미엄 시장 확대 등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새롭게 시장을 진입한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해 품질은 유지하되 커피값을 낮춘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들 신규 프랜차이즈에서는 1000~2000원대 커피를 주력으로 내놓고 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빽다방'은 1500원 아메리카노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경쟁업체는 마노핀과 커피식스미니다. 이들 업체는 1000원 중반대 가격으로 빽다방을 견제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이들 업체들이 내놓은 저가 커피에 대해 가격대비 만족도를 표시하자 기존 업체들의 위기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기존 업체들은 브랜드디자인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차별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은 고급화다. 기존 업체들은 최근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을 겨냥해 1만원대 '스페셜 티 커피' 등을 내놨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프리미엄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중이다. 프리미엄 커피는 최고 가격이 1만2000원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커피 마니아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탐앤탐스는 '탐앤탐스블랙', 할리스는 '커피클럽' 등을 운영하며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스페셜티' 매장에서 핸드드립 커피 등을 내놨다. 
 
이디아커피도 서울 논현동 사옥에 커피 연구소 '커피랩'을 신설, 향후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는 커피 원두를 매장에서 직접 볶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콘셉트 매장을 열었다.
 
디저트 강화도 이들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분류된다. 
 
저가의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많은 업체들이 테이크 아웃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프리미엄 디저트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 고객들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카페베네는 커피와 궁합이 잘 맞는 베이글 판매를 통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카페 드롭탑은 명동점을 디저트카페로 리뉴얼 오픈하기도 했다. 고객들은 매일 매장에서 만드는 수제파이를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와 저가 프렌차이즈 커피 업체들은 테이크 아웃 손님을 대상으로 저렴한 커피를 선보이고 있는 중"이라며 "기존 업체들의 프리미엄 전략이 통할 지 여부에 따라 커피 전쟁 양상이 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커피시장은 과포화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각 업체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