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남자 김연아' 차준환, 형님들 제치고 랭킹대회 '역전 우승'
국내대회 남자 싱글 최고점 넘어서…유영 女 싱글 우승
2016-10-17 신다비 기자
'남자 김연아'라는 별명을 얻으며 한국 피겨 남자 싱글 기대주로 떠오른 차준환(15·휘문중)이 형님들을 제치고 국내 시니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차준환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6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남자 싱글 1그룹 프리스케이팅에서 166.62점을 획득, 지난 14일 쇼트프로그램(75.82점)과 합해 총 242.44점을 받아 정상에 섰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김진서(20·한국체대)에 선두 자리를 내주고 2위에 머물렀던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9.62점, 예술점수(PCS) 77.00점을 얻어 역전 우승을 일궜다.
이날 차준환이 받은 점수는 올해 1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이준형(20·단국대)가 세운 국내 대회 남자 싱글 최고점(220.40점)을 18.72점이나 끌어올린 것이다.
국내 대회와 국제 대회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차준환이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기록한 ISU 공인 개인 최고점이자 주니어 역대 최고점(239.47점)보다도 2.97점 높다.
이달 초 끝난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에서 오른 다리 부상을 입은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가 나온 탓에 2위에 만족해야했지만, 이날 4회전 점프를 깔끔하게 뛰는 등 전반적으로 큰 실수없는 연기를 펼쳐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가 있었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0.40점의 수행점수(GOE)를 챙긴 차준환은 기본점이 10.50점에 달하는 쿼드러플 살코를 깔끔하게 뛰어 GOE 1.00점을 따냈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실수없이 연기한 차준환은 연기 후반에 들어서 뛴 트리플 악셀,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도 무난하게 뛰었다.
차준환은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루프를 1회전으로 처리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스텝시퀀스에서 가장 높은 레벨4를 받으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루프를 깔끔하게 뛴 차준환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레벨4로 처리하며 연기를 마무리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77.95점을 받아 1위에 오른 김진서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38.93점을 받는데 그쳐 총 216.88점을 기록, 차준환에 우승을 내주고 2위에 올랐다.
김진서는 TES 70.15점, PCS 70.78점에 감점 2점을 받았다.
김진서는 첫 점프인 쿼드러플 토루프를 시도했으나 점프를 뛰고 넘어지면서 GOE 4.00점이 깎이고 감점 1점을 떠안았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실수가 없었지만, 연기 후반 뛴 점프에서 줄줄이 실수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쇼트프로그램에서 71.83점으로 3위였던 이준형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21점을 얻어 총 203.04점으로 이들의 뒤를 이었다.
여자 싱글에서도 '막내의 반란'이 일어났다.
'피겨 요정' 유영(12·문원초)은 이날 여자 싱글 1그룹 프리스케이팅에서 118.45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62.97점)과 합해 총 181.42점을 얻어 우승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에 머물렀던 유영은 TES 67.51점, PCS 51.94점에 감점 1점을 받아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아직 주니어 무대에도 데뷔하지 못하고 노비스 무대에 머물고 있지만, 유영은 쟁쟁한 언니들을 모두 제쳤다.
트리플 살코를 무난하게 뛰어 0.30점의 GOE를 챙긴 유영은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0.80점의 GOE를 잃었다.
하지만 이후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플립, 트리플 러츠, 트리플 루프,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모두 실수없이 소화했다.
유영은 스핀들도 모두 가장 높은 레벨4로 처리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62.59점으로 4위에 올랐던 김나현(16·과천고)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18.07점을 받아 총 180.66점으로 준우승했다.
김나현은 트리플 살코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이 나와 0.60점의 GOE를 잃은 것을 제외하고는 큰 실수없는 연기를 펼쳐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총 174.57점을 얻은 임은수(13·한강중)에게 돌아갔다. 쇼트프로그램에서 54.67점으로 10위에 그쳤던 임은수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119.90점을 얻어 입상에 성공했다.
임은수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트리플 토루프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 깔끔한 연기를 선보였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3.19점을 받아 1위에 올랐던 박소연(19·단국대)은 프리스케이팅에서 점프 난조를 보인 끝에 108.92점을 받는데 그쳐 총 172.11점으로 4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