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최종예선]시리아 못 이기면 우리만 손해 볼 수도
2016-09-04 윤이나 기자
이틀 앞으로 다가온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4일 말레이시아에서 취재진과 만나 "시리아가 남은 홈경기에서 몰수패를 당할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6일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시리아와 격돌한다.
원칙대로라면 시리아에서 열려야 하는 이번 경기가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되는 것은 홈팀 시리아의 복잡한 정세 때문이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내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 수만 4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축구에 힘을 쏟을 환경이 전혀 아니다. 시리아축구협회는 카타르 도하로 도망치듯 옮겨 간신히 중요 업무만 처리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한국전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 어렵게 성사됐다. 이 경기는 당초 레바논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곳 역시 치안이 불안해 마카오로 장소가 바뀌었다.
경기를 일주일 앞둔 지난달 31일에는 마카오 개최마저 없던 일이 됐다. 시리아축구협회와 마카오축구협회가 금전적인 보상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마카오가 발을 뺐다.
한국전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도움으로 말레이시아라는 새로운 장소를 찾았기에 정상적으로 진행되지만 남은 시리아의 홈경기는 열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 기술위원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당장 11월로 예정된 시리아-이란전의 개최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골득실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가 (시리아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따지 못했을 때 다른 팀들이 몰수승을 가져갈 경우 향후 굉장히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시리아가 홈경기를 모두 포기한다면 규정상 시리아의 0-3 몰수패로 처리된다.
다만 이미 나온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 끝나던지 한국전은 승패와 스코어가 그대로 유지된다.
시리아가 아직 잔여 경기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한국이 3-0 이상의 화끈한 승리를 챙길 수도 있지만 어쨌든 우리로서는 다소 찜찜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