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2016]은퇴 후 제2의 인생 준비 차동민 "공부하고 싶다"
2016-08-22 송경진 기자
"이곳에 와서 한 외국 선수가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직업이 의사라고 하는 것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태권도 중량급 간판 차동민(30·한국가스공사)이 리우올림픽 동메달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고 제2의 인생에 도전한다.
차동민은 21일 오후(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코리아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은퇴 후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차동민은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80㎏초과급 동메달결정전에서 연장 끝에 드미트리 쇼킨(우즈베키스탄)에게 4-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동메달을 목에 건 뒤 차동민은 "이번 올림픽이 현역 은퇴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차동민의 선수 인생을 돌아보면 굴곡이 많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22살의 나이에 금메달을 품에 안으며 인생 최고의 경험을 했다.
탄탄대로였다. 각종 국제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며 다음 런던올림픽에서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8강에서 조기 탈락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후 슬럼프가 찾아왔다. 처음으로 태권도복을 벗을까도 고민했다. 한 동안 대표선발전에도 나서지 못하면서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갔다.
차동민은 "소속팀에서도 믿어주고 끝까지 밀어줬는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서 "런던 때가 아마 처음 '은퇴 시기가 다가왔구나'라는 생각을 한 때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런 차동민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것은 소속팀 감독이기도 한 박종만 태권도 총감독 덕분이었다.
박종만 감독의 지도와 소속팀의 배려로 훈련에 전념하며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경기 경험을 쌓고 세계랭킹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렇게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의 꿈도 이뤘다.
차동민은 "런던 실패 이후 감독님도 많이 힘들어했다. 더 이를 악물었다"며 "감독님께 팀의 일원으로서 선물을 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은퇴 경기에서 딴 동메달이 8년 전 목에 건 금메달보다 더 의미있고 값진 성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메달결정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인생경기라고 꼽았다.
차동민은 "리우에 오기 전까지는 베이징 금메달이 최고의 장면이라고 생각했었다"면서 "8강에서 지고 패자부활로 올라간 다음 동메달결정전이 가장 뜻깊은 리우의 마지막 경기인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퇴 후 계획에 대해 그는 "브라질에 와서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느낀게 있다. 외국 선수가 인터뷰에서 직업이 의사라고 하는 것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박종만 감독은 "동민이는 착하고 나무랄데 없는 선수다. 운동을 떠나 앞으로의 진로를 가야하는데 잘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애제자의 은퇴 후 삶을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