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뭐행·신고행·철창행'…경찰 '부산행' 패러디물 인기

경찰청 뉴미디어 소통계, '부산행' 포스터 패러디 화제

2016-08-21     송경진 기자

 '사복경찰 잠복 중, 몰카 찍다가 철창행' '이상해, 여기 뭔가 있어! 몰카 발견했을 땐 신고행'

 
최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 '작정한 듯한 경찰청'이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는 총 3장의 사진이 담겼다.
 
올해 첫 1000만 영화에 등극한 블록버스터 '부산행'을 패러디해서 만든 포스터였다.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 등 피서지에서 운영하는 여름경찰관서 홍보차 만들어졌다.
 
KTX 열차 내 복도에 서있는 경찰 마스코트 포돌이의 모습과 함께 '몰카 찍다가 철창행', '사복경찰 잠복 중', '피서지 범죄 신고는 112', '여름경찰관서 절찬 운영 중' 등의 글귀가 적혔다. '몰카 발견했을 땐 신고행', 비공식 버전인 '몰래 찍는 거 다 봤다, 너 뭐행' 포스터도 포함됐다.
 
해당 글은 조회수 89만건을 기록하며 웹공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네티즌들은 '오늘 이거보고 엄청 웃었다', '정말 귀엽다', '효과적인 홍보같다', '찍히지 말라, 조심하라 말고 바로 이런 걸 만들어야 한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번 인기 패러디 포스터 제작은 경찰청 대변인실 뉴미디어 소통계에서 진행했다. 피서지 성범죄 근절정책 홍보를 통해 안전한 피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관련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했다.
 
특히 몰카 관련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몰카 근절 내용이 담긴 홍보물 제작·활용을 통해 불안감을 해소하고 잠재적 범죄를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전국 해수욕장과 서울 한강 소재 69곳에서 운영 중인 여름경찰관서 외벽과 공중화장실, 탈의실 등 몰카 위험장소에 부착됐다.
 
경찰청 뉴미디어 소통계는 기존 조직의 정책적 부분과 사건사고 관련 홍보 뿐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경찰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공식 블로그 '폴인러브'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미담 사례 공유, 현장영웅 경찰관 사례, 인터넷 괴담·유언비어에 대한 사실여부 공개 등의 활동을 벌인다. 친구 또는 팔로워 수도 매체마다 수만명 수준이다.
 
경찰청 페이스북 계정을 팔로잉한다는 박모(32)씨는 "매일 하나씩은 새로운 소식이 올라오는 것 같다"며 "꾸준히 올리기도 어려울텐데 올라오는 내용들이 다 참신하다"고 호평했다.
 
커피전문점 운영자 이모(29·여)씨는 "경찰관들의 활약상이나 패러디 등을 활용한 홍보물은 재미도 있어서 틈틈이 보게 된다"며 "뉴스를 통해 느껴지는 경찰 이미지보다 부드럽고 친근한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민들 호응을 끌어내고 효과적인 소통을 이루기 위해 소통계 소속 경찰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온라인 운영 방안을 놓고 아이디어 회의를 갖는다.
 
직접 포돌이 탈을 쓰고 부산행 패러디 사진촬영을 했다는 장보은 경위는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호응하고 공감해주면 보람을 느끼게 된다"며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 공익캠페인이라도 공감이 없으면 의미를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지 매번 고민하게 된다"고 전했다.
 
경찰청 SNS 담당자는 "경찰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 같아 기쁘다"며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경찰 이미지로 바뀌어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