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2016]이희솔·손영희의 유쾌했던 수다
2016-08-15 안명옥 기자
"우리 셀카(셀피) 한 번 찍을까요?"
역도 여자 75㎏ 이상급 경기를 끝낸 이희솔(27·울산광역시청)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 후 취재진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이희솔은 함께 출전했던 손영희(23·부산역도연맹)와 어깨동무를 한 채 수많은 취재진을 배경으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이희솔은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트루 파빌리온2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역도 여자 75㎏ 이상급에서 인상 122㎏, 용상 153㎏, 합계 275㎏으로 5위에 올랐다.
손영희는 인상 118㎏, 용상 155㎏, 합계 273㎏로 6위를 차지했다.
제2의 장미란을 노리며 구슬땀을 흘렸던 두 선수는 이 체급 최강자인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가 도핑 여파로 불참하자 내심 메달권 진입을 노렸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럼에도 두 선수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훈련부터 대회를 치르기까지 모든 과정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이희솔은 "(인상과 용상) 6차례 기회를 모두 성공하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손영희는 "조금 아쉽지만 첫 올림픽이니 만족한다. 아직 세계의 벽은 높은 것 같다"고 웃었다.
두 선수는 대화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농담을 섞어가며 첫 축제를 마친 소감을 가감없이 전했다. 덕분에 취재진 사이에서 수 차례 웃음이 터졌다.
이희솔은 "(윤)진희 언니가 경기하는 것을 보고 '우린 언제 경기를 하나'고 생각했다. 불안하기도 했다"면서 "그래도 영희가 있어서 밥 먹을 때 혼자 다녀도 되지 않아 준비를 잘했다"고 말해 웃음 바다를 만들었다.
손영희에게 첫 올림픽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는 "낮잠을 자려고 했는데 30분만 자고 1시간을 떨었다. 올림픽은 다른 것 같다"며 대회를 돌아봤다.
먼저 대회를 마친 역도 대표팀 막내 박한웅(21)은 이날 경기장에 와 누나들을 도왔다. 막내의 애교는 두 누나들을 더욱 유쾌하게 했다.
이희솔은 "한웅이가 오늘 세컨 봐줬는데 수중 훈련을 해야 한다며 수영장으로 집합하라더라"며 껄껄 웃었다.
물론 역도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는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이희솔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에 "기대를 가져주면 동기가 생기는데 그런 부분에서 맘이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진희 언니가 잘해줘 조금이나마 도약할 기회가 된 것 같다. 다시 기대를 가져주면 다음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변함없는 성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