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형제 '혐의 부인'…법정공방 예상
2012-02-01 조현아 기자
수백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투자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52) SK그룹 회장과 동생 최재원(49) 수석 부회장이 법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최 회장 측은 양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행 동기와 도덕적 해이 부분 등 검찰의 공소사실 일부에 대해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혀 양측간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원범)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 회장 형제 측 변호인은 "전반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부분은 대체적으로 동의하나 동기와 일부 경위, 해이에 대한 부분은 다투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08년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 18곳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중 497억원을 동생 최 부회장과 이 회사 김준홍(47·구속기소) 대표와 공모해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불구속기소됐다.
또 2005년부터 5년간 그룹 임원들에게 지급되는 성과급을 과다 지급한 것처럼 꾸며 139억원대 비자금을 조성, 선물투자에 활용하거나 투자 손실을 메우는 데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 회장과 그룹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 외에 추가로 495억여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이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돼 최 회장 형제는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달 13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진행한 뒤 내달 2일 최 회장이 출석한 가운데 공판을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