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얼었다? 얼음썰매·낚시는 옛일
한강대교 2∼4번 교각 사이 얼어야 '결빙'
14일 올들어 처음으로 한강이 얼었다고 한다.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한강에서 얼음썰매 타는 아이들, 얼음 낚시하는 강태공의 모습은 이제 옛 사진 속에서나 만나 볼 수 있다.
과연 '한강이 얼었다'고 하려면 어느 곳이 얼마나 얼어야 하는 것일까.
27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한강이 결빙됐다'고 하려면 한강대교 노량진 방향 2∼4번째 교각 사이 상류 쪽으로 100m 지점이 얼어야 한다.
한강 결빙의 기준이 한강대교가 된 것은 1906년부터라고 한다. 당시 기상청이 한강대교와 가까운 종로구 송월동에 있었기 때문이란다.
서울 첫 눈과 적설량, 첫 얼음, 개나리 개화 등을 가늠하는 기준도 옛날 기상청 자리인 송월동인 이유다.
특히 이 지점이 물살이 빠르고 수심도 깊어서 웬만해선 얼음이 얼지 않는 곳이라는 점도 한몫했다는 것이 본부의 설명이다.
올해 첫 결빙이 관측된 날짜는 14일. 작년에 비해 12일 늦었고, 평년과 비교했을 때는 하루 늦었다. 한강의 첫 결빙은 통상 매년 1월 중순께 이뤄진다.
평년 기준으로 한강 결빙은 1월13일, 해빙은 2월5일이지만 최근 들어 매년 한강 결빙이 늦어지고, 해빙이 빨라지고 있다.
도심에서 방출되는 난방열 등으로 데워진 온수, 자동차 매연, 이산화탄소 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강이 가장 빨리 얼었던 해는 1934년 12월4일이며, 이례적으로 가장 늦었던 때는 1964년 2월13일이다.
한강은 결빙이 된다 해도 그 두께가 얇고 금세 녹아버려서 과거와 달리 혹한에도 얼지 않는 부동강(不凍江)으로 점차 변하고 있다.'
결빙일수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1900년대 80일이었던 결빙일수는 1910년 77일, 1960년대 42.2일, 70년대 28.7일, 80년대 21일, 90년대 17.1일, 2000년대 14.5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옛날에는 얼음 두께가 30∼50cm 정도여서 깨질 염려가 없었지만, 요즘에는 고작 5∼10cm 정도로 얇아서 얼음썰매나 낚시는 위험천만한 일이 됐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수상구조대 등이 수시로 얼음 깨며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안전을 위해 들어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