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건너 커피전문점"…커피공화국에 쪼그라든 믹스커피

2015-12-17     이연춘 기자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커피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집 건너 커피 전문점일 정도다.

하지만 커피믹스시장은 2012년을 정점으로 역성장세다.

지난해 커피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5%가량 성장했다. 그러나 커피전문점, 커피음료, 인스턴트원두커피 등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커피믹스시장은 줄어드는 풍선효과를 가져왔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펴낸 '가공식품 마켓 리포트 조제커피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제커피(믹스커피) 소매시장 규모는 1조565억원이다.

이는 지난 2013년 1조1665억원보다 9.4% 감소한 규모다. 2년 전인 2012년(1조2389억원)과 비교하면 시장 규모가 14.7%나 줄었다.

올 들어 3분기(7~9월)까지 조제커피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7966억원)보다 5.7% 줄어든 7513억원이었다.

이처럼 믹스커피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것은 커피전문점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커피전문점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영향이다.

또 컵커피·병커피·캔커피 등 RTD(Ready to Drink) 커피, 스틱형 인스턴트 원두커피, 캡슐커피 등으로 커피 시장이 다양화한 결과라는 분석도 내놨다.

일각에선 믹스커피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커피믹스시장에서 80%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동서식품은 중국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성장 동력을 잃은 매출 돌파구를 해외시장에서 찾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내부 논의를 통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은 동서와 미국의 크래프트푸즈가 각각 50%씩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크래프트의 자회사 몬델레즈가 이미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커피믹스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양사의 이해가 충돌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

하지만 몬델레즈가 중국 커피믹스시장에서 경쟁사인 네슬레에 크게 뒤져 고전하고 있어 크래프트푸즈 본사가 동서식품의 중국 진출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도 포화상태에 들어선 국내시장에서 눈을 돌려 수출에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폴란드 2위 커피기업인 인스탄타와 연간 1000만 달러(약 109억원) 규모의 동결건조커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동결건조커피는 믹스커피에 들어가는 인스턴트 커피가루를 말한다.

일부 커피제조사가 중국이나 교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완제품을 소규모로 수출한 경우는 있지만 원료형 제품을 대량으로 수출하는 것은 남양유업이 처음이다.

2010년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롯데그룹은 아예 커피믹스 3위 업체인 네슬레와 합작법인 롯데네슬레코리아를 출범했다. 하지만 정작 지난해 커피믹스 판매가 줄어들며 이들의 치열했던 경쟁도 한풀 꺾인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시장 규모는 전년 보다 14.4% 가량 성장했지만 커피믹스 시장은 다소 축소되는 모습"이라며 "커피전문점 등에 수요가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커피믹스 시장이 줄어드는 풍선효과 등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