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에 증자 참여 강요 논란

유상증자 2400억원 우리사주조합 배정

2015-10-27     김민기 기자
▲ 【서울=뉴시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삼성엔지니어링이 1조2000억 원의 유상증자 금액 중 20%인 2400억원을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함에 따라 직원들 사이에서 '강매' 논란이 일고 있다.

올 6월말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의 직원은 약 6500여명에 이른다. 우리사주조합 유상증자 배정규모를 직원 수로 나눠 단순 계산하면 약 3700만원에 이른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지난 22일 사내방송을 통해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유상 증자 1조2000억 원 중 20%를 직원들에게 매입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1조512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6년 3월까지 1조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장부가 3500억원의 상일동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담화문에서 "유상증자와 사옥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유상 증자의 20%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하는 것에 대해 "주인정신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회사가 정상화하는 시점에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아직 구체적인 유상증자 방안을 결정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당수 직원들은 과거 사례에 비춰봤을 때 울며 겨자먹기로 증자에 참여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경영진의 증자 참여 당부를 사실상의 강매로 지적하기도 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한 직원은 "사상 최악의 적자로 회사 분위기가 바닥을 치고 있고 보직변경 등 인력 재배치 바람이 불고 있는데 회사의 방침을 따르지 않을 직원이 얼마나 되겠느냐"라며 "돈이 없는 직원들은 퇴직금 담보대출이라도 내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주식을 매입해야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12월 7일 유상증자와 관련한 정관 개정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확대, 유상증자 한도 증액 등을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 6월 말 기준 발행할 주식 총수는 6000만 주, 현재까지 발행한 주식 수는 4000만 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