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유세' 박원순 "결전의 날이 하루 남았다"

2011-10-25     손대선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야권단일화 후보로 출마한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꼭두새벽부터 서울 시내 곳곳을 누비며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날 0시께 강남 교보타워빌딩 앞 사거리에서 영업대기중인 대리운전사 30여명과 만나 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귀를 기울였다.

이어 오전 0시50분부터 2시50분까지 노량진수산시장, 강서농수산물시장, 남대문시장을 연이어 찾아 새벽경매 등의 장면을 지켜봤다.

시장상권 활성화 등을 주제로 상인들과 대화를 나눈 박 후보는 연이은 강행군에 목이 쉬는 등 피로해 보인다는 지적에 "1년은 더 할 수 있다"며 "제가 체력 하나는 끝내준다"고 밝게 웃었다.

박 후보는 성북구 정릉4동 대진여객 차고지를 찾아 이날 첫운행하는 143번 버스에 올라 운전기사를 격려한 뒤 승객들과 대화를 나눳다.

첫차 승객들 대부분은 강남지역 빌딩에서 새벽청소를 하는 70~80대 노인들이었다.

이영자(72) 할머니는 "우리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건물이 깨끗해 지는 걸 아느냐"고 박 후보에게 물었다.

이 할머니는 자신같은 노인들이 새벽 첫차를 탈 때 겨울철 비바람을 막을 공간이 부족하다며 박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정류장에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다.

오전 4시40분께 종로구 종로1가 청진동에서 기자들과 해장국으로 이른 아침식사를 한 박 후보는 옛추억을 떠올렸다.

박 후보는 "젊은 시절에 청진동에 추억하나 남겨두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서울의 재개발 바람에 밀려 쇠락해가는 청진동 해장국골목의 현재를 아쉬워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독일의 브레멘 시 관계자 2명이 서울을 찾아 남겼던 말들을 소개했다.

그는 "역사를 살리는 것이 진정한 도시개발"이라며 "서울시가 100년 전에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증거할 것이 무엇이냐"고 초현대식 건물증축에 주력한 오세훈 전 시장의 도시개발 패러다임을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선거캠페인 메인사진에 담긴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자리한 벤치에서 촌로와 함께 찍은 해당 사진은 젊은층들로부터 박 후보의 편안함을 상징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94년인가 전북 임실에서 아침산책을 나왔다가 일행중 한명이 우연히 찍은 사진이다. 수소문을 해보니 가족에서 연락이 왔는데 이미 돌아가셨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아드님 장남이 임실에 사시는데 이번 선거에서 꼭 이겨달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간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박 후보를 발견하자 "후보님 수고하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진 의원은 박 후보의 경쟁상대인 나경원 후보 캠프의 핵심 브레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박 후보는 오전 5시50분 관악구 신림본동으로 이동해 30번째 경청 & 정책투어 '환경미화원과 아침을 열다'를 개최하고 환경미화원들의 애환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어 신도림역 앞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결전의 날이 하루 남았다"며 시민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것으로 이날 새벽유세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