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 가뭄이용 물값인상 추진했다

2015-09-21     정승옥 기자

한국수자원공사자가 최근 전국적인 가뭄을 이용해 물값을 인상하려는 꼼수를 부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민홍철 의원은 "수공이 최근 이사회를 열어 재원 마련을 위해 향후 2년마다 5%씩 물값을 인상하자고 건의했었다"고 밝혔다.

이날 민 의원이 공개한 지난 6월 16일 수공 이사회 회의록에는 이사 C모씨가 '물값이 저렴해 국민들이 물을 낭비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자 수공 관계자가 '요금 인상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답했다.

또 심각한 가뭄상황이 물값인상의 적기라는 C이사의 발언에도 수공 간부는 동의하며 물값 인상 의지를 내비쳤다.

의사록과 함께 민 의원이 확보한 수공의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안에도 2016년부터 2년마다 5%씩 물값을 인상해, 향후 5년간 4153억원의 매출을 증가시켜 이를 수도관로 복선화와 노후관 교체 등에 필요한 투자재원으로 쓰겠다는 구체적 방안이 담겨 있다.

하지만 수공이 이사회에서 논의한 물값 인상계획안은 4대강 부채 문제로 인한 국민감정 등을 이유로 확정단계에서 빠졌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수공은 요금인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가 없다고 부인해 왔으나, 광역상수도 원가의 83.3%수준에 불과한 요금을 원가의 90%까지 올리기 위해 기재부, 국토부 등과 지속 협의를 추진해 왔다"면서 "이사록과 재무관리계확안에는 구체적 인상 방안까지 담겨 있다"고 추궁했다.

민 의원은 "수공 부채가 4대강 사업이전인 2008년 2조에서 지난해 말 13.5조로 크게 늘어났고 노후관 교체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무리하게 꼼수를 두면서 요금인상을 시도한 것"이라며 "국민들이 가뭄으로 고통받는 상황을 물값 인상의 적기로 삼는 논의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라고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