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발병 이후 서울 지하철 이용객 6.6% 감소"

5월20일~7월17일 서울메트로 빅데이터 분석

2015-07-21     강지은 기자
   
 
▲ 급성 호흡기 감염질환 메르스와 관련 시민 불안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5일 저녁 서울 양천구 신정차량기지 열차 내부에서 서울시, 서울메트로 관계자들이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메르스는 아직 정확한 전파경로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서울시는 지하철의 경우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만큼 승객 불안을 해소하고 혹시 모를 감염 등의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지하철 시설물 방역을 강화하기로 이날 밝혔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발병 이후 서울 지하철 이용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일평균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5월20일~7월17일 수송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메르스 사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21일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지하철 이용객은 총 2억3534만명으로 전년동기(2억5202만명) 대비 1668만명 감소했다. 일평균 이용객은 올해 398만명으로 전년(427만명)보다 6.6% 줄어들었다. 금액으로는 99억원에 해당한다.

수송실적을 통해 시민들이 시기별로 메르스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는지도 분석됐다.

발병 초기인 5월20~29일 지하철 이용객은 460만명으로 전년(457만명)보다 오히려 0.7% 상승했다. 이때까지는 시민들이 메르스를 심각한 위험으로 생각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6월1일 첫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이용객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2주간 감소세가 지속됐다.

특히 6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다중이용시설을 통한 감염 우려가 커지고, 137번째 환자가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이용객이 전년보다 13.6%나 줄어들었다.

다만 6월 하순 지하철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감소폭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7월에 접어들며 6%대로 떨어진 감소폭은 17일에는 1.9%을 보이며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자료를 보면 6월 한 달간 관광 관련 산업이 타격을 입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승차권 종류 중 1회권 사용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회권은 주로 지방이나 외국인 승객이 많이 이용한다.

출·퇴근이나 등·하교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선·후불 카드는 전년대비 6.7%, 65세 이상 노인이 주로 사용하는 우대권은 10.5% 감소한 데 비해 1회권은 무려 44.1% 급감했다.

1회권 중에서도 외국어로 안내돼 발권되는 승차권은 감소폭이 54.4%로 나타나 관광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언어별로는 중국어(67.0%), 일본어(58.0%), 영어(43.0%)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메르스로 인해 전반적인 외출 및 모임이 줄어든 것도 확인됐다. 이는 평일 시간대별 이용인원 변동에서 알 수 있다고 서울메트로는 설명했다.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9시와 오후 6~8시 이용객 평균 감소폭은 전년대비 4.9%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전 10시~오후 5시 이용객 감소폭은 13.5%에 달했다.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모임도 줄어들었다. 오후 10시~오전 1시 이용객은 11.5% 감소했다.

역별로는 삼성서울병원이 있는 일원역의 이용객이 31.6%나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지방객과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1호선 서울역과 고속터미널역, 명동역의 감소폭도 20%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