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경찰 '살충제 사이다' 사건… '고의성' 수사 초점
"사이다 뚜껑이 달라 고의성 무게 두고 수사"
경북 상주시에서 할머니 6명이 살충제가 들어있는 사이다를 마신 뒤 쓰러진 가운데 경찰이 고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4일 경북 상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6명의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 뚜껑이 자양강장제 뚜껑으로 바뀐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누군가 사이다에 살충제를 몰래 넣은 후 뚜껑을 바꾼 것이라고 판단, 고의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초복을 맞아 지난 13일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이 모여 잔치를 벌였다는 사실에 따라 주민들과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토대로 외부인에 대한 조사도 함께 전개하고 있다.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와 이들의 토사물·독극물 냄새가 난다는 병원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감정을 실시하고, 사이다에서 살충제를 검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 결과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에서 살충제가 검출됐다"며 "현재 고의성에 무게를 두고 할머니들의 주변인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43분께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1.5ℓ 사이다병에 든 음료수를 나눠마신 신모(65·여)씨 등 할머니 6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은 초복인 지난 13일 삼계탕과 함께 먹다가 마을회관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남은 사이다를 마시던 중 입에 거품을 물고서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이들은 뒤늦게 마을회관을 찾은 다른 할머니들에 의해 119에 신고됐다.
현재 정모(87·여)씨와 나모(90·여)씨, 민모(84·여)씨가 혼수상태이며, 신씨와 이모(89·여)씨, 한모(78·여)씨 등은 중태다.
혼수상태에 빠진 정씨 등 3명은 김천의료원과 상주성모병원, 김천제일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신씨 등 3명은 대구가톨릭대병원과 상주적십자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