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정상회담, 시한 넘기고도 계속…교착 상태는 지속

ECB의 추가 유동성 지원 개시 시점 및 그리스 국유자산의 펀드 이체 문제가 가장 큰 이견

2015-07-13     유세진 기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회의에 빠진 유로존 정상들은 협상 타결 시한인 12일 자정(한국시간 13일 오전 7시)을 넘겨서도 회담을 계속하고 있으나 그리스가 은행 도산을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대가로 약속한 긴축 정책 이행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를 둘러싼 교착 상태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유로존 정상들은 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그리스는 일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1999년 유럽 단일통화로 유로화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유로존을 떠난 국가는 하나도 없었으며 그럴 경우에 대비한 규정이나 메카니즘 같은 것도 준비돼 있지 않다. 그리스는 2002년부터 유로화를 도입 사용해 왔다.

일시적인 유로존 퇴출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이러한 위협은 치프라스 총리에게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긴축 정책을 수용하라는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스 국민들이 유로존에 잔류할 것을 압도적으로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3년에 걸쳐 535억 유로(595억 달러)의 구제금융 지원을 추가로 요청했다. 그러나 일부 정상들은 그리스가 필요로 하는 금액이 이를 훨씬 상회한다면서 그리스에 보다 엄격한 긴축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추가 구제금융이 이뤄지면 지난 5년 새 그리스에 대한 3번째 구제금융 지원이 된다.

익명을 요구한 여러 명의 관리들은 긴축 조치의 조건과 그 도입 시기가 주요 장애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한 관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에 대한 긴급유동성 지원을 언제 시작할 것인지가 의견 차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2주 전 은행 영업을 중단했고 현금 인출을 제한하고 있다. ECB의 추가 유동성 지원이없으면 그리스 은행들은 영업을 재개할 수 없고 재개할 경우 바로 도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13일부터라도 ECB가 긴급유동성 추가 지원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일부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 의회가 먼저 확실한 긴축 조치들을 통과시켜야만 ECB가 추가 유동성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추가 유동성 지원없이 그리스 은행들이 다시 문을 연다 해도 이번 주 내로 현금인출기의 현금마저 바닥이 날 가능성이 있다.

또다른 한 관리는 다른 주요 의견 차이는 그리스가 수십억 유로 상당의 국유 자산을 유럽의 감독을 받는 룩셈부르크의 독립 펀드로 이전시켜야 한다는 채권단의 요구에 대해 그리스 정부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 19개국 정상들은 12일 오후 시작된 정상회담을 어느 쪽이든 구체적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은 지난 이틀 간에 걸친 유로장관 재무장관 회의에서 여러 안들이 정상회담으로 넘겨졌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치프라스 총리가 15일까지 연금 삭감과 시장 및 민영화 개혁을 포함한 가혹한 긴축 프로그램들을 내놓는다는 약속을 할 경우 18개국 정상들이 새로운 구제금융 지원 논의를 시작한다는 안도 포하돼 있다.

AP 통신이 입수한 토론 내용 문서에 따르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리스를 일시적으로 유로존에서 퇴출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지난 5개월 동안의 그리스 협상이 아무 결과도 얻지 못한데 대한 유로존 정상들의 좌절감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