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그리스, 연금 삭감 및 재정적자 120억 유로 감축 등 개혁안 제출

'그렉시트 피할 수 있다' 희망 고개 들어…수일 내 채무 탕감 문제도 논의

2015-07-10     유세진 기자

그리스가 채권단이 요구한 최종 개혁안 제출 시한인 9일 자정(현지시간)을 2시간 정도 남기고 마침내 금융 파탄을 막기 위해 연금 삭감 등 고통스러운 지출 삭감과 부가가치세 인상 및 카페와 바, 식당 등에 대한 세금 인상을 통한 세수 증대로 120억∼130억 유로의 재정적자를 감축하겠다는 개혁안을 제출했다.

그리스는 이와 함께 535억 유로의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그리스가 제출한 재정적자 삭감 규모는 당초 지난 5일 국민투표에 부쳐졌던 채권단이 요구한 개혁안의 삭감 규모보다도 훨씬 큰 것이지만 2주일 가까운 은행 영업 중단과 현금 인출 제한으로 경제활동이 사실상 전면 중단 상태에 빠져야 했던 그리스로서는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가 오랫동안 반대해온 연금 삭감데 동의하고 당초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제출함에 따라 파탄을 부를 것으로 우려되던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그렉시트)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희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와 함께 그리스 사태 해결의 또다른 중요한 관건이라 할 수 있는 그리스에 대한 채무 재조정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국제 채권단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채무 탕감과 관련해서는 독일이 가장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채무 탕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다 미국 역시 IMF를 거들어 독일에 그리스 채무를 탕감해줄 것을 설득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상임의장인 도널드 터스크 역시 유럽은 그리스가 끈질기게 요구해온 채무 탕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채무 탕감에 반대하는 독일에 대한 압력은 더욱 거세지게 됐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결국 9일 "앞으로 수일 이내에 어떤 형태로든 채무 탕감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쇼이블레는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리스 의회는 10일 늦게 정부가 채권단에 제출한 개혁안을 표결에 부쳐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의회에서 정부 제출안이 승인받으면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1일 회의를 열어 그리스 제안 내용에 대해 논의하고 12일 정상회담에서 그리스의 제안을 수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그리스의 개혁안 제출을 앞두고 유럽 증시는 그리스 채무 협상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로 일제히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