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초기 치료 중요…방치하면 삶 위협

2015-05-07     유희연 기자

‘종의기원’ 저자인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공황장애’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증상이 심해진 30대 이후부터는 집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았고,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생활을 했다. 인류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는 위대한 업적을 세웠지만 정작 자신은 병 때문에 사회적인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못했다.

현대사회에서 공황장애는 연예인들에게 주로 나타나 일명 ‘연예인병’으로 불리지만, 일반인들의 발병 역시 적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불안장애 진료 인원 추이에 따르면, 2008년 39만7950명이 불안장애로 병원을 찾았다. 5년 뒤인 2013년에는 무려 31% 급증한 52만2051명이 진료를 받았다.

임형택 자하연한의원 원장은 “공황장애는 해마다 증가 추세지만 초기에 제대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 대다수의 경우 일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공황장애가 악화돼 광장공포증이나 우울증이 함께 나타나 일상뿐만 아니라 삶 자체를 위협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공황장애 초기증상은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공포감이 나타나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자하연한의원은 공황장애 초기증상을 다음과 같이 파악하고 있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진다 ▲심하게 땀을 흘린다 ▲몸이 떨리거나 전율을 느낀다 ▲숨이 가쁘고 숨 막히는 느낌이 든다 ▲질식할 것 같다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토할 것 같거나 복부가 불편하다 ▲현기증, 불안정감, 머리 띵함 또는 어지럼증이 있다 ▲주위가 비현실적인 것 같고 자신에게 분리되는 듯하다 ▲자제력이 상실되거나 미칠 것 같아서 두려운 느낌이 든다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실수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한다 ▲오한이 나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손발이 저리거나 무감각한 느낌이 든다 등이다.

임 원장은 “공황장애는 인체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일으키는 일종의 응급반응이다.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며 실제적인 위험 대상이 없음에도 마치 죽을 것 같은 공포심이 엄습해오는 것이 특징이다. 방치할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만큼 초기에 적극적인 진단과 함께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공황장애는 자체만의 증상 뿐 아니라 불안증이나 우울증, 강박증과 같은 다른 정신과적 질환을 동반하거나 약물남용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각적으로 원인을 파악해 치료를 진행한다.

자하연한의원에서는 ‘정심방요법’을 통해 공황장애를 치료한다. 정심방요법은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는 한의학의 기본 이론에 따른 정신질환 치료 방법이다. 상담을 통해 현실의 삶을 스스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이끌어내고, 한약과 침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담은 1:1상담(인지행동치료), 가족상담, 집단상담으로 이뤄진다. 1:1 상담에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비관적이고 불안한 기분을 밝은 방향으로 회복시킨다. 가족상담에서는 가족 간의 문제를 분석, 가족과 함께 하는 활동 계획을 수립한다. 마지막으로 집단상담에서는 동일 질환 환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타인의 경우 대비 자신의 현실적인 처지를 인식하고 치료에 대한 의지를 생성한다.

상담과 함께 신체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도 진행된다. 특히 심장 기능을 회복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심장은 인간의 정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장부이기 때문이다. 심장의 기능을 바로잡으면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켜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장의 과열을 내리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평온 청심’, 스트레스나 과로로 지친 심장의 기능저하를 해소하는 ‘평온보심’, 심장에 에너지를 보충하고 혈액순환과 마음의 안정을 돕는 ‘평온안심’ 등이 처방으로 쓰인다. ‘사암침법’은 신경과민을 해소해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임 원장은 “공황장애를 실제로 겪을 때는 무척 괴롭지만 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이는 질환이다. 반복되는 공황증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다면 주저 말고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