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 '로사스 무용단' 내한공연
벨기에는 가장 역동적인 공연이 펼쳐지는 나라다. 중심에는 안느 테레사 드 케이르스마커(54)가 있다.
뉴욕대에서 공부하며 미국의 포스트 모던 댄스를 접했던 그녀는 겨우 스물 두 살이었던 1982년 안무작 '페이스(Fase)'를 발표했다.
리듬과 멜로디가 계속 변환되는 음악을 따라 구성된 이 듀엣 작품에 무용수 둘 중 하나로 출연도 한 안느 테레사는 일사분란하면서도 어긋나는 듯한 움직임으로 환각 효과를 일으키며 호평 받았다.
안느 테레사의 등장은 '현대 무용'의 불모지였던 벨기에에 대전환을 불러왔다. 1980년대 말 이후 그녀를 필두로 얀 파브르, 빔 반데키부스, 알랑 플라텔,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 등 벨기에의 화려한 안무가 군단이 형성되면서 '현대무용'이 꽃을 피웠다.
안느 테레사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들의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왔다. 1983년 로사스 무용단을 창단한 이래 독창적인 실험 정신을 내세웠다.
그녀의 대표적인 걸작 두 편이 드디어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로사스 댄스 로사스'(Rosas danst Rosas·로사스는 로사스를 춤춘다)는 1983년 안느 테레사를 포함한 4명의 여성 무용수들이 출연했던 작품이다. 이들 멤버들을 주축으로 로사스 무용단이 창단됐다. 여성성과 함께 반복, 미니멀리즘 등 안느 테레사의 초창기 안무 특징이 뚜렷하다. 긴박한 리듬 속에 머리를 쓸어 내리고 다리를 교차시키며 빠르고 격렬하게 이뤄지는 의자 위의 춤으로 유명하다. 미국 팝스타 비욘세가 2011년 발표한 싱글 '카운트다운(Countdown)'의 뮤직 비디오는 이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1998년에 발표된 '드러밍'은 미국의 미니멀리즘 음악가인 스티브 라이히가 작곡한 동명의 곡에 붙여진 작품이다. 봉고와 마림바, 글로켄슈필(금속 막대를 피아노 건반 방식으로 배열한 타악기) 등 리듬을 파트너 삼아 자유롭게 춤을 펼쳐낸다.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드리스 반 노튼의 의상은 작품에 세련미를 더한다.
'로사스 댄스 로사스' 5월7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러닝타임 1시간45분(휴식 없음). '드러밍' 5월9일 오후 5시·5월10일 오후 3시. 러닝타임 60분. 4만~8만원. LG아트센터. 02-2005-0114. '드러밍'은 서울 공연 이후 5월13일 오후 7시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