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값 폭락에도 식당가격은 그대로…왜?

2012-01-06     김상미 기자

 소값은 폭락했는데 고깃집 식당 가격은 변화가 없어 일부 손님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보고있어 음식점 업주들은 괴롭다는 입장이다.

6일 동구 신천동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값이 안 떨어지고 있는데 손님들은 식당 업주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어 죽을 맛"이라며 "요즘 손님들이 소값 폭락에도 쇠고기 가격은 왜 그대로냐고 자주 따져 물어 괴롭다"고 말했다.

한우의 산지가격이 폭락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시중 음식점과 유통점의 소비자가격은 그대로여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축산농들은 축산농대로 소값이 폭락한 상황에서 사료값이 갈수록 뛰고 있어 울상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대구 도심 한우 소비자가격은 요지부동이다.

북구 산격동에서 한우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53)씨는 "직거래를 하지 않는 한, 유통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가격이 안 떨어진다"며 "국내 유통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3단계를 거쳐 식당에 도착할 때는 산지값의 2배 이상 오르면서 소비자가격은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게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야채나 양념, 부대비용 등도 가격이 크게 올라 더더욱 가격을 내릴 수 없는 게 대부분의 식당업주들의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산지 소값 폭락에 비해 소비자 가격 하락세가 더딘 이유로 복잡한 유통구조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높은 마진율을 꼽고 있다.

먼저 잘못된 유통 시스템을 살펴보면 '농가→산지수집상→우시장→중간 유통업체(도매상)→도축→가공업자→수집상→정육점, 식당, 대형유통업체→소비자'의 복잡한 단계를 거치면서 가격이 크게 뛰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직거래를 할 경우 최대 40% 이상의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경주 가축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수집상은 "공판장에서 소를 내놓은 뒤부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며 "중간 도매상들은 도축·해체업자를 통해 가공업자 또는 수집상에게 소를 넘기면서 20%에 달하는 마진을 남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 한우조합 관계자는 "한우는 여러 유통단계를 거쳐 소비자에게 가기 때문에 산지가격이 즉각 소비자가격에 반영되기는 매우 힘들다"며 "중간상인들이 많은 이윤을 챙기는 것도 소비자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생산농가와 소비자간 직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