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파우더룸·선반…"우리 학교 화장실이 달라졌어요"
미동초등학교 화장실은 학생들 키에 맞춰 세면대 높낮이가 조정되고 물건을 올려놓을 수 있는 선반이 설치됐다. 둔촌고는 세면대를 중앙에 설치해 서로 고민과 담소를 나누는 공간이 되도록 했다. 용화여고는 화장실에 휴식공간과 파우더룸을 만들었다.
서울시는 시교육청과 공동으로 추진한 '쾌적한 학교 화장실 만들기 시범사업'을 모두 완료하고 11일 오후 2시 서대문구 미동초에서 '꾸미고 꿈꾸는 학교 화장실 개소식'을 개최한다.
개소식에는 박원순 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이 참석한다. 참가자 전원은 개선된 화장실 현장을 1층부터 4층까지 둘러본 뒤 '함께 만드는 화장실 이야기'를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쾌적한 학교 화장실 만들기 시범사업'은 '가장 불편한 곳'을 '편안한 휴식이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로 초등학교 3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 등 총 7개 학교가 참여,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됐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 디자인디렉터가 함께 모여 '화장실 디자인 TF팀'을 구성하고 5주간의 회의를 통해 디자인 도면을 확정했다.
시범사업 7개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시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학생의 절반(50.5%)이 학교 화장실 이용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학생들이 느끼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비위생적(44%) ▲악취(33.3%) ▲부실·불편(6.2%) 순으로 나타났다.
시와 교육청은 지난 2004년부터 총 1309개교 화장실 5219동을 개·보수해왔지만 가장 불편하다고 여기는 학교시설은 여전히 '화장실(64.7%)'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디자인은 아동심리전문가, 디자인전문가, 기업인, 화장실 관련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화장실 디자인 자문위원회'의 전문가 자문을 거쳤다.
예를 들어 ▲문 여닫을 때 센서등 설치(에너지 절약) ▲대변기 뒤, 소변기 앞에 선반 설치(실용성) ▲조명기구를 많이 설치해 조도를 높이고, 창문은 사생활 보호하면서도 개방(조도) ▲세면대 높이를 낮춰 어린이들이 양치하기 편하게 하고, 출입구는 장애인 휠체어가 통과 가능하도록 여유 있게 설치(이용자 편의) 등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초·중·고별, 성별, 연령별 8개 유형 모델을 개발, 향후 화장실 개선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총 675개 초·중·고등학교의 1350개동 화장실을 단계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성 서울시 교육정책담당관은 "기존 학교 화장실에 대한 어두운 인식을 전환하고 학생이 주인이 되는 학교 공간을 모색하는 첫 걸음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