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쪽방촌 봉사에 밴드공연까지'
소외 이웃 돌보는 훈훈한 경찰들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며 우리 사회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경찰관들의 선행이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 가양지구대 소속 김윤석(49) 경위가 독거노인과 쪽방촌 노인들과 인연을 맺은지 올해로 20년이 됐다.
김 경위는 1990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고아원 출신 주민과 우연히 인연을 맺기 시작하면서 고아원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의 사람들을 어렵게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쪽방 도우미 봉사회'라는 봉사단체에 소속된 김 경위는 매주 25인분의 반찬을 만들어 쪽방촌 주민들에게 배달한다.
이러한 김 경위의 선행 소식을 듣고 찾아온 찾아온 5명의 자원봉사자들도 그와 함께 반찬을 만들고 일 년에 한 번씩 서울 영등포구 '토마스의 집'에서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잔치를 벌이고 있다.
김 경위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함께 했지만 헤어지는 순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한다.
"한번 시작하고 보니 보람을 느껴 그만둘 수가 없게 됐어요. 앞으로 작은 재단을 만들어서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언제든지 머물다 갈 수 있는 쉼터를 만드는 것이 꿈이예요."
음악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웃음을 되찾아주는 경찰관도 있다.
주인공은 바로 서울 영등포경찰서 양평파출소 전상민(50) 경위. 전 경위는 1995년부터 15년간 모두 187회에 걸쳐 밴드위문공연을 실시해 경찰 동료들과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단순히 취미생활로 섹소폰 연주와 노래를 하던 전 경위는 미용과 목욕봉사를 하는 미용사인 아내의 영향으로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전 경위는 주변 지인들과 함께 '서울사운드테이크'라는 노래하는 밴드를 결성해 공연 때마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돌아가는 삼각지', '흙에 살리라' 등 주로 흘러간 노래를 부르며 흥겨운 무대를 펼치고 있다.
위로 공연뿐만 아니라 직접 발품을 팔아 쪽방촌을 찾아다니며 독거 노인들의 식사와 건강 등을 보살피고 있다. 전 경위의 노트에는 혼자 사는 노인들 300여명의 이름과 주소가 빼곡히 적혀 있다.
쪽방촌 노인들은 전 경위를 길거리에서 만나면 '뚱땡이 경찰관'이라 부르며 친 아들처럼 대한다. 전 경위 역시 이런 대접(?)이 반갑다고 한다.
전 경위는 "경찰이 딱딱하고 위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 싫어 공연을 시작했다"며 "경찰이 주민들과 소통하다보면 범죄는 자연히 줄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티커 떼고 호루라기 불며 실적만을 강조하는 경찰이 아닌 주민들과 함께하는 경찰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