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은미, 북한서 1호 또는 2호 특별관리 대상 배제못해"
방북때마다 환대, 북한정찰총국에 포섭됐을 가능성 수사 일각, '소영웅주의'에 빠져 이용 당한다는 지적도
검찰이 최근 토크 콘서트에서 북한 옹호 발언 등으로 종북 논란을 빚은 재미교포 신은미(54·여)씨가 북한 당국에 특별관리 대상으로 포섭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중인 것으로 7일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병현)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신씨가 북한의 대남·해외 공작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북한 정찰총국으로부터 '1호 또는 2호 대상'으로 포섭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신씨가 북한에 여러번 방문해 환대를 받은 걸 보면 이미 1호나 2호 대상으로 포섭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재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안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은 비자를 신청하는 미국 국적자에 대해 등급별로 분류한다. 1호 대상은 공작원을 지칭하고, 2호 대상은 공작원으로 포섭될 가능성이 높은 자, 3호 대상은 공작원으로 포섭되지 않은 자를 각각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1·2호 대상에 대해서만 비자를 발급하는 점을 고려할 때 신씨의 경우 북한 당국의 초청과 환대를 받은 만큼 1호대상이나 2호대상에 해당, 지속적인 관리를 받았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신씨는 남편 정모씨와 함께 2011년 10월부터 2013년 9월까지 6차례에 걸쳐 사업이나 친인척 방문이 아닌 관광을 목적으로 방북했으며 북한 최고위 권력층이 누리는 특각이나 초대소 등에서 머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북한의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며 담은 방북기를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에 가다'라는 책으로 출간했고 북한 작품전에 출품시켜 당선되기도 했다.
또 2012년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맞아 북한 축제에서 노래를 부른 사실도 북한의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당시 북한 당국은 "신은미 동포의 가슴 속에도 조국은 곧 어버이 수령님이란 신념이 억척같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홍보했다.
신씨는 자신에 대해 "통일운동가 전략가나 정책연구하는 사람도 아니고 사상가도 아니다"라며 북한의 체제나 이념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나 식견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오히려 이 같은 무지(無知)를 내세워 북한 체제를 미화하거나 홍보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다른 검찰 관계자는 "북한 정찰총국에서 남측 인사들을 포섭할 때 등급별로 분류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재미동포가 북한에 여러차례 방북할 정도이면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신씨가 북한에 포섭된 것으로 의심할만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등급을 나누진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기준에 따라 남한 인사들을 포섭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신씨가 이른바 '소영웅주의'에 빠져 북한 당국에 이용당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신씨는 자신에 대해 "북한 여행을 해보니 평화통일을 염원하게 됐고 그 마음에 토크콘서트와 방송에 출연했다"며 "더도덜도 아니고 민족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재미동포 아줌마"라고 자세를 낮추고 있다.
그러나 신씨가 방북 때마다 북측의 환대를 받으면서 소영웅주의에 빠지게 됐고, 북한의 한 단면만 보고 통일을 내세워 사실상 '선동'과 다름없는 종북활동을 한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신씨가 진짜 종북인지, 아니면 시늉만 하는 건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신씨 본인은 북한 당국에 이용당하는 줄도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