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보다 13만원 비싼 기숙사비 내려라"…연세대 학생들 '반발'

신축기숙사 69만원-원룸 56만원…식권은 따로 구매 100억 기부금으로 건축, 비용책정 기준도 없어

2015-01-05     오동현 기자

100억원의 기부금으로 지어진 연세대학교 신축기숙사 입주비용이 주변 원룸보다 훨씬 비싸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를 비롯한 연대단체는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축기숙사비 인하 및 책정 기준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신축기숙사는 학교 소유 부지에 지었고 건축 비용을 기부금으로 부담한 것을 고려하면 '비용 부풀리기'라는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와 민달팽이유니온 조사결과 2015년 1학기 우정원 기숙사비는 1실당 월 69만원으로, 학교 주변 평균 원룸 가격인 56만원보다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송준석 총학생회장은 "주거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와 달리 재정부담을 학생들에게 떠넘겼다"며 "학교가 건축기금을 부담해 어느 학생이라도 들어갈 수 있는 기숙사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연세대는 2013년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기부한 100억원 상당을 투입해 신축기숙사인 '우정원'을 짓고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운영 중이다.

2014학년도 2학기에 우정원에서 약 10주간 거주했던 김세진(교육학과)씨는 "기숙사에 살면 통학시간, 수면, 식사, 안전 등 여러면에서 편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기숙사 공사로 인한 소음으로 아침 잠을 설쳤다. 어떤 친구는 화장실에서 녹슨 칼날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배철윤 연세대 총학생회 주거생활국장은 "비싼 기숙사비를 내고도 식권은 따로 구매해야 한다"면서 "문제는 우정원 뿐만 아니라 기존 기숙사의 가격책정 기준도 들은 바가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교 측은 기숙사비 책정 기준에 대해 '경영상 비밀'이며 '감가상각비를 고려했을 때 합리적'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봉현호 이과대 학생회장은 "이 기숙사가 부영그룹에게 기부받은 것인지 의심되는 가격이다. 기존 기숙사와 비교해도 1.7배 비싸다"며 "실제로 학생들이 비용 부담을 느껴 우정원 추가모집에도 불구하고 빈방이 발생하고 있다. 학생들과는 거리가 먼 기숙사"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연세대 총장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총장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