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살인마 박춘봉 동거녀 살해이유 "만나주지 않아서"
범행 당일 휴가 낸 뒤 피해자 불러내 살인…치밀함 엿보여
수원 엽기 살인마 박춘봉(55·중국국적)의 범행동기가 나왔다. 박은 피해자 김모(48·여·중국국적)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고 피한다는 이유로 그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6일 박으로부터 '4월부터 함께 지낸 김씨가 지난달 초 짐을 싸 언니 집으로 들어간 뒤 만나주지 않자 앙심을 품어 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박이 범행 전날인 11월25일 자신이 일하던 공사현장 작업반장에게 "내일(11월26일) 쉬겠다"고 말해 범행당일 출근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하루 휴가를 낸 박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모 마트에서 일하고 있던 김씨를 팔달구 매교동 전 주거지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박은 숨진 김씨의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장소를 물색했고 오후 6시께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전 거주지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반지하방을 보증금 없이 선금 22만원을 내고 가계약 했다.
계약 당시 박은 이름을 밝히지 않았고 휴대전화 번호만 적었다. 그리고 5일 후인 이달 1일 가계약서에 적은 전화번호마저 해지했다. 치밀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이 오로지 시신 훼손을 목적으로 반지하방을 구한 것이라는 추론이 나온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들을 근거로 박이 철저한 계획 하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17일 오전 10시부터 수원 매교동 전 주거지, 교동 반지하방, 팔달산, 수원천변, 오목천동 야산 등 5곳에서 박에 대한 현장검증을 할 방침이다.